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사신도·장고춤·아리랑 등장
타임랩스 기법 화려한 영상미
한국 대표가수 4인 이매진 열창
30년전 처럼 평화 비둘기 비상

▲ 역시 피겨 여왕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전 피겨선수 김연아가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서 성화를 기다리며 스케이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역시 피겨 여왕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전 피겨선수 김연아가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서 성화를 기다리며 스케이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고요한 정적,새로운 기운이 정선아리랑 가락에 실려 흐른다.새로운 시간,천둥과 비바람을 뚫고 메밀꽃이 번진다.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은 숨막힐 듯한 강원의 산하,흐드러질듯이 피어낸 메밀꽃의 생명력으로 요약된다.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주제별,시간대별로 나눠 싣는다.
▲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화려하게 개막했다.이날 열린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화려하게 개막했다.이날 열린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동편집국/최원명


강원도의 평화로운 호수 위에 큰 종이 놓여 있다.한국 범종 중 가장 오래된 평창 오대산 상원사 동종이다.종소리는 무대와 객석을 얼음으로 만든다.겨울축제가 시작된 것이다.종 윗부분의 대나무 모양 통은 ‘만파식적’.피리를 불면 물결이 잠잠해지고 평화가 온다는 신비의 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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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눈밭에서 다섯 아이가 수정구슬을 따라 과거로 통하는 신비한 동굴을 찾아갔다.동굴 고구려 벽화 속 ‘사신도’에서 1500년 전 백호가 살아나와 아이들을 과거로 데려가고,백호가 포효하자 줄무늬가 사방으로 퍼졌다.아이들이 백호를 따라가 도착한 신비로운 설원에는 사방을 수호하는 백호,청룡,현무,주작 등과 신화 속 동물들이 사람들과 어우러진다.별자리를 따라가면 어느새 새로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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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거대한 기운이 움튼다.태극의 힘이 무대를 장악하기 시작한다.연주자들의 옷 색깔이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순식간에 바뀐다.태극 주위로 쉴 새 없이 오가는 장고춤은 하늘과 땅,물과 불을 의미하는 4괘의 조화와 다양한 움직임,기운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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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선수 8명이 들고 입장했다.전통 의장대가 태극기를 게양하고,22개국 75명의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로 이뤄진 ‘레인보우 합창단’이 애국가를 부르며 하나가 됐다.태극기가 입장할때는 조선 왕실에서 왕의 호위나 의장수 역할을 했던 친위대를 본떠 창설한 전통의장대와 전통악대가 연주했다.전통악대는 ‘취타’를 연주하며 평창동계올림픽에 온 모든 사람들을 환대했다.

태극으로 모인 기운은 강원으로 향한다.어디선가 들려오는 ‘정선아리랑’가락.면은 선이 되고 정선 출신 소리꾼 김남기 아리랑 최고령 전수자의 구성진 가락이 울려퍼졌다.한국의 사계절이 타임랩스 기법으로 영상에 담겼고,시시각각 변하는 한국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초겨울 하얀 메밀꽃밭이 피어났다.천둥과 비바람을 뚫고 메밀꽃은 다시 일어난다.시련과 역경을 딛고 ‘한강의 기적’이 이뤄졌다.다섯 아이는 불빛 가득한 도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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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아이는 시간의 강 끝에서 빛나는 문을 발견했다.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모든 것이 연결된 새로운 세상이다.인공지능과 로봇,사물인터넷 등을 통해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곳.사람과 사람,사람과 사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곳이다.ICT 기술의 개념인 포털이 미래의 문으로 표현됐고,문 안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원으로 둘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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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다섯 아이는 평화를 염원하는 촛불을 들고 사람들 앞에 섰다.
다섯 아이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대한민국의 행복한 가정을 대표하는 한 가족에게 촛불을 전했다.촛불은 다시 사람과 사람으로 전해졌고,어느덧 빛이 무대를 가득 메웠다.한국을 대표하는 4명의 가수(전인권,이은미,국카스텐 하현우,볼빨간 사춘기 안지영)를 시작으로 세계 각국의 거리 음악가들이 연결,존 레논의 대표곡 ‘Imagine’을 함께 이어가며 평화를 노래했다.촛불을 든 강원도민 1000명이 들어와 불빛으로 비둘기를 만들었고,다섯 아이는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이 비둘기에 담아 평창의 하늘로 날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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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출신 박종아 선수와 북한 정수현 여자아이스하키단일팀 선수가 성화대로 연결되는 슬로프 앞에 서자 경사진 도전의 언덕이 계단으로 바뀌었다.강원도의 험준한 산맥 같은 도전의 언덕을 올라 최종 주자인 김연아 선수를 만났다. 김연아 선수는 정상에서 피겨스케이팅을 선보인 뒤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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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에 불꽃이 타오르면 강원도에 사는 도깨비들이 1명씩 등장해 한바탕 놀이를 시작했다.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도깨비들은 올림픽 성화의 에너지를 60억 인구 모두에게 선사했다.모든 관객과 무대가 하나로 어우러진 무대 속에 도깨비들은 춤을 통해 평화와 번영에 대한 진심을 풀어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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