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올림픽 리포트
평창올림픽 개회식 아리랑 공연
아우라지 뗏목 탄 다섯아이 모험
묵직한 울림에 고난의 역사 담겨
와우포인트로 펼쳐진 반딧불이
꿋꿋이 버틴 민족의 희망 상징

▲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강원도의 다섯 아이들이 정선아리랑 가락에 맞춰 메밀꽃밭을 가로지르는 ‘뗏목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강원도의 다섯 아이들이 정선아리랑 가락에 맞춰 메밀꽃밭을 가로지르는 ‘뗏목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우리 민족의 애환이 그대로 담긴 정선아리랑과 한국인의 인내와 끈기를 상징하는 평창 메밀꽃밭이 강원도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평창올림픽 개회식을 장식했다.이번 개회식의 가장 한국적인 부분으로 묵직한 감동을 끌어낸 이 장면은 드론으로 그려낸 오륜과 피겨 여왕 김연아의 성화 점화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와우(Wow) 포인트’로 전 세계인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평창올림픽스타디움.개회식이 1시간30분가량 진행됐을 무렵 역사적인 남북 공동 입장에 이어 ‘아리랑:시간의 강’을 주제로 한국과 한국인의 모습이 전 세계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한국의 사계가 타임랩스 영상에 담겨 펼쳐졌으며 영상의 마지막은 평창 출신 이효석 소설가의 표현대로 ‘소금을 뿌린 듯’ 하얗게 피어난 초겨울의 메밀꽃밭이 장식했다.그리고 그 위로 정선아리랑의 구슬픈 가락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광활한 무대 위에 홀로 선 정선 출신 소리꾼 김남기(77)는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이 절절히 담긴 정선아리랑 가락을 처연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으로 뽑아냈다.

그리고 그 앞으로 드넓게 펼쳐진 메밀꽃밭을 강원도의 다섯 아이가 아우라지 뗏목을 타고 건너며 한국인의 지난 역사를 그려내기 시작했다.고난과 역경을 거듭한 한국의 근현대사와 같이 뗏목에는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버텨 일어선 우리 민족의 모습처럼 비바람을 견딘 메밀꽃 사이로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반딧불이가 날아올라 은하수로 펼쳐졌다.

개회식 후반부 3분가량 펼쳐진 이 장면은 비록 난입 관중으로 인해 방해를 받기도 했으나 한국의 굴곡진 역사와 그를 견디고 이겨낸 우리 민족의 의식과 삶 그리고 문화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며 이번 개회식에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장면이었다는 평을 받았다.이 외에도 이번 개회식은 한국 범종 중 가장 오래된 평창 오대산 상원사의 동종을 재현한 작품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리며 강원의 우수한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 소리꾼 김남기
평창올림픽 개회식을 총지휘한 송승환 총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 개·폐회식 비용의 10분의 1의 예산이었기 때문에 작지만 강한 내용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짰다”며 “올림픽 도시의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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