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태권도 시범단 속초 합동공연
반기문·장웅 등 다수 IOC 위원 참석
장 위원 “끝내지 말고 계속 소통해야”

▲ WT-ITF 태권도시범단 합동공연이 지난 10일 오후 속초 강원진로교육원에서 열린 가운데 북한 시범단(ITF)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정일구
▲ WT-ITF 태권도시범단 합동공연이 지난 10일 오후 속초 강원진로교육원에서 열린 가운데 북한 시범단(ITF)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정일구
남북한 태권도가 ‘실향민의 마을’속초에서 다시 한번 합동무대를 꾸미며 실향민의 애환을 달랬다.

세계태권도연맹(WT)과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은 지난 10일 속초 강원진로교육원에서 합동공연을 했다.WT와 ITF는 태권도 종목의 국제경기연맹으로 WT는 남한,ITF는 북한 주도다.이날 공연에는 이북5도민 등 실향민과 장애인,지역 체육 단체와 주민,WT·ITF관계자 등 600여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반기문 IOC 윤리위원장 내외를 비롯해 우구 에르데네르 IOC 부위원장,북한의 장웅 위원 등 다수의 IOC 위원도 자리를 빛냈다.

시범단의 속초 공연은 속초가 올림픽 개최지와 인접해 있는 데다 북에 고향을 두고 자유를 찾아 남하한 실향민들이 집단 정착해 부락을 형성하고 있는 점 등이 고려돼 추진됐다.청호동에는 한국전쟁으로 피난 내려온 함경도 실향민들이 집단으로 정착한 ‘아바이마을’이 있다.

공연은 WT와 ITF 시범단이 25분씩 나눠서 무대를 꾸민 뒤 짧은 합동공연을 더 해 60분간 진행됐다.WT 공연은 경쾌한 배경음악에 맞춰 화려한 공연을 펼쳤다면 뒤에 이어 무대에 오른 ITF는 절도있는 동작과 우렁찬 기합을 선보이며 투박하지만 강력하고 난이도 높은 격파위주로 진행됐다.시범단이 나서 덩치 큰 남성 시범단을 상대로 펼친 호신술 시범은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평화와 화합의 분위기 속에 치러진 공연에 지역 실향민들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무드가 급격히 진행돼 추후 이산가족 상봉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공연을 관람한 실향민 1세대인 홍영건(73·속초·함경남도 함흥 출신)씨는 “공연 중간중간 나오는 설명에서 고향의 억양을 들으니 기분이 새롭다”고 밝혔다.

장웅 북한 IOC위원은 공연 후 “여기서 끝내지 말고 계속 (소통이)돼야죠.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ITF시범단은 12일 서울시청 다목적홀,14일 MBC 상암홀에서 두차례 공연을 더 가진 후 15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귀국한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박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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