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1호 여자 선수 클레어 "위험한 날씨"
스웨덴 선수 아버지는 "경기하는 게 불가능"

▲ 경기 취소 직후 안타까워하는 미알리티아나 클레어
▲ 경기 취소 직후 안타까워하는 미알리티아나 클레어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을 예정이었던 미알리티아나 클레어(17)가 궂은 날씨로 경기가 연기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12일 오전 10시 15분부터 강원도 평창군 용평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대회전 경기는 기상 악화 때문에 15일로 미뤄졌다.

알파인 스키 경기는 전날 열릴 예정이던 남자 활강 경기에 이어 이틀 연속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선수 출발점의 기온은 영하 19.8도, 풍속은 초속 9m였다.

경기장 꼭대기의 선수 대기소에서 떨리는 마음을 붙잡고 출발을 기다리던 클레어는 연기 발표가 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울상짓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바람 때문에 경기가 취소됐다. 경기하기에는 위험한 날씨"라는 말을 곁들였다.

마다가스카르에서 태어나 3세 때 프랑스로 입양된 클레어는 지난해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경기 연기가 달갑지 않은 건 톱스타도 마찬가지다.

12일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한 선수들은 생각지 못한 변수의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활강 동메달리스트인 라라 구트(27·스위스)는 경기 연기 발표 직후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며 SNS에 "대자연이 오늘은 아니라고 한다. 돌아가면 일단 침대로 돌아가 좀 더 자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올렸다.

구트는 11일 공식 훈련을 마치고는 "마치 영하 1천 도쯤 되는 것 같다"며 대관령 칼바람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올림픽 데뷔를 앞둔 북한의 김련향(26)도 기상 악화로 발걸음을 돌렸다.

과거 올림픽에 3번 출전했던 루크 알판드(53)는 이번에 딸 에스텔 알판드(23)를 스웨덴 알파인 스키 대표팀에 보냈다.

프랑스 방송국 해설자로 이날 용평 알파인스키센터를 찾은 알판드는 올림픽 공식 정보 웹사이트 '마이인포'와 인터뷰에서 "선수 때도 이런 날씨는 별로 겪어보지 못했다. 기온은 거의 영하 20도이며, 바람의 세기는 시속 100㎞쯤 된다"고 딸을 걱정했다.

"오늘 아침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바람에 내동댕이쳐졌다. 경기하는 게 거의 불가능"이라고 평창의 강추위를 묘사한 그는 "바람과 기온 모두 문제다. 스키장의 코스는 완벽하게 조성됐는데, 경기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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