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종합문화예술회관(춘천문화예술회관),이 공간은 정부가 ‘지방문예회관확충정책’을 추진하면서 강원도 대표 공간으로 건립되었다.대형극장이 없던 춘천은 1000여석의 대극장을 갖게 되면서 공연예술에 새로운 바람이 일었다.그동안 지역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대형 공연들이 줄을 이었다.특히 개관기념 행사는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이라고 할 만한 공연이 주류를 이뤘다.발레,뮤지컬 등 국내외 무대에서 펼쳐졌던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춘천지역민에게 다가왔다.
강릉아트센터 객석에서 공연을 보면서 개관 당시 춘천을 함께 생각하게 되는 건 이 공간이 앞으로 강릉문화의 지형을 어떻게 바꾸어 갈 것인가? 어떤 길을 가야하는가? 하는 궁금함 때문이다.강릉은 전통문화의 명성과 함께 강릉문화예술관이 운영되면서 공연문화를 키워왔고 강릉아트센터로 인해 공간의 규모나 내용면에서 한걸음 더 문화적 성장을 이루었다.이 시점에서 새삼 지역문화와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강원도의 시군마다 존립하고 있는 문화예술회관들이 얼마나 정착했는지,또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더불어 점검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지역민에게 질 좋은 공연을 보여주고 감상수준을 높이는 것은 보편적인 문화적 감성을 키우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하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지역자산으로 남는 예술콘텐츠에 대한 고려도 함께 있어야 함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춘천문화예술회관을 기억하면,개관 기념 공연에 지역 예술단체의 몫도 적지 않았다.지역 협력하여 연극을 무대에 올려 지역예술가들이 주인이 되는 무대를 각인시켰다.하지만 그곳도 여전히 대극장을 제대로 사용하는 지역 예술단체는 많지 않다.강릉아트센터에도 똑같은 숙제가 주어졌다.이 공간이 지역민의 문화예술 공감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지역 예술가들이 이곳을 매개로 성장하는 길도 열어야 한다.
올림픽을 맞아 공연장은 연일 회자되는 공연으로 가득하다.그 공연을 즐기는 시민의 표정은 매우 밝다.객석에서 옆 사람이 동행과 소곤거린다.‘내가 여기 간다니까,너 수준이 높구나 그러던데…’ 연주가 이어지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는 모습도 정겹다.아낄 줄 모르는 박수가 이어진다.내 모습도 그와 다르지 않다.그런데 나와 동행한 지역예술가가 관람을 끝내고 나오며 긴 한숨을 쉰다.그리곤 “돈이 참 많이 들었죠?”라고 내뱉는다.부러움 섞인 이 한 마디가 틈나는 대로 지역문화자산을 이야기하는 내게 무겁게 다가온다.지역공간과 지역예술의 간극을 좁히는 숙제가 우리 앞에 길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