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대회전·남자활강 줄줄이 연기
슬로프스타일 선수 경기력 악영향

평창동계올림픽 현지에 대관령 칼바람이 연이틀 위용을 떨치며 실외에서 진행되는 설상 경기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제스키연맹(FIS)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는 12일 오전 평창 용평 알파인센터에서 예정된 여자 대회전 경기를 앞두고 “강풍과 일기 예보 상황에 따라 경기를 15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이날 용평 알파인센터에는 오전 10시 15분부터 여자 대회전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다.그러나 강풍을 동반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없게 됐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평창 올림픽 스마트 기상지원 서비스 정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용평 알파인센터 대회전 출발 지점은 초속 9m에 가까운 강풍이 불고,기온은 영하 19.8도,체감온도는 영하 32.5도에 달했다.이날 열리지 못한 여자 대회전 1차 시기는 15일 오전 9시 30분부터, 2차 시기는 같은 날 오후 1시 15분에 시작될 예정이다.

일정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앞서 지난 11일에도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알파인스키 전체 첫 종목인 남자 활강 역시 강풍 탓에 15일 오전 11시로 미뤄졌다.강풍은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12일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는 넘어지지 않고 ‘클린’ 연기를 펼치는 선수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이날 가장 먼저 경기에 나선 사르카 판코초바(체코)부터 루실 르페프르(프랑스),클라우디아 메들로바(슬로바키아) 등이 모두 바닥에 넘어지거나 점프를 포기해 지켜보는 관중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한 선수들이 공중에서 땅바닥으로 그대로 곤두박질치는 일이 계속되자 일부는 경기중에 위험을 피하려고 아예 점프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영국 BBC의 스포츠 해설가 에드 리는 “누가 가장 잘 뛰었는지가 아니라 누가 살아남는지가 중요한 경기였다”며 “이렇게 바람이 몰아치는 조건에서 경기를 강행했다는 점에 대해 진지하게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박주석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