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이 김 밀착 취재기
여자 스노보드 최연소 우승
2·3위와 높이·기술 격차 확인
부모님 나라서 ‘올림픽 챔피언’
기자회견중 셀카 ‘비글미’ 가득

13일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클로이 김은 98.25의 압도적인 점수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한국계 미국인인 클로이 김의 한국이름은 김선.2000년 4월 생으로 만 18세도 지나지 않은 나이다.소치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4년 미뤄뒀던 올림픽 챔피언의 꿈을 부모님의 나라 대한민국 평창에서 이뤘다.

이날 보광에는 클로이 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몰렸다.단순히 1개 종목 경기가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세계의 열기와 관심이 그대로 반영된 축제이자 이벤트였다.조국을 찾은 부모님께 금빛 설날 선물을 안긴 클로이 김의 이날 경기부터 금메달 획득 직후 믹스트존의 모습,기자회견장까지 밀착취재했다.

▲ 13일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재미교포 클로이 김이 공중연기를 펼치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최원명
▲ 13일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재미교포 클로이 김이 공중연기를 펼치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최원명

■ 경기+믹스트존

클로이는 이날 결선에서 진행된 3차례 시기 모두 마지막으로 뛰었다.1차시기에서 93.75점을 받은 그는 2차시기에서 2회연속 1080 회전을 시도하다 잠시 주저앉았지만 3차에서 성공,98.25의 압도적인 점수를 얻어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은메달은 중국의 리우 지아위(Liu Jiayu)가 89.75점,동메달은 미국의 아리엘 골드(Arielle Gold)가 85.75점으로 뒤를 이었다.

클로이의 연기에는 높이와 기술 모두 적수가 없었다.뛸때마다 BURTON 보드가 하늘에 선명하게 새겨졌고,이는 금빛으로 바뀌었다.1위 확정직후 그는 성조기를 감싸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경기를 지켜보던 부모님 등 가족들과 얼싸안았다.베뉴 세레모니에서는 딘 가스퍼 국제스키연맹 위원으로부터 시상품인 어사화 쓴 수호랑을 전달받고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방송사 카메라가 즐비하게 늘어선 믹스트존을 따라 가며 미국은 물론 캐나다,핀란드,중국 등 다양한 국가 취재진앞에서 우승 소감을 밝혔다.

뜨거운 취재경쟁 속에 클로이의 모습을 좀더 가까이 담으려는 국내외 취재진간 험한 말이 오갔고,지상파 아나운서가 현장분위기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재미교포 클로이 기자회견 중 다양한 표정을 연출,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최원명
▲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재미교포 클로이 기자회견 중 다양한 표정을 연출,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최원명

■ 기자회견

경기를 마친 클로이 김은 쏟아지는 질문에 톡톡 튀는 대답과 발랄한 표정으로 맞받으며 차세대 최고 스타의 면모를 뽐냈다.한편으로는 배가 너무 고프고 잠이 필요한 영락없는 소녀이기도 했다.베뉴 세레모니에서 받은 어사화 쓴 수호랑을 들고 회견장에 들어온 클로이 김은 물이 필요하냐는 코치 질문에 “괜찮다(I’m okay)”고 발랄하게 대답하며 앉았다.같은 미국팀 동료이자 동메달리스트 골드선수가 간격을 두고 앉자 “가까이 앉자(come here)”며 바로 옆에 끌어앉히고는 어깨에 기대는 애교스런 모습도 보엿다.

은메달을 딴 지아위 선수가 늦게 도착하자 “지아위는 어디갔지?”하고 찾기도 했다.순차통역 중간 이들과 셀카를 찍거나 어깨동무를 하고,경기 직전 들었던 노래를 흥얼거리는 등 시종일관 ‘비글미’를 뽐냈다.취재경쟁에 시달리던 기자들도 그의 활기찬 모습에 ‘엄마·아빠 미소’를 멈추지 못했다.이날 회견에서 클로이 김은 남다른 가족사랑을 전했다.

▲ 클로이 김이 경기후 아버지 김종진·어머니 윤보란씨와 만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최원명
▲ 클로이 김이 경기후 아버지 김종진·어머니 윤보란씨와 만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최원명
특히 2차시기때부터 도착지점에 할머니가 계시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할머니를 위해 뛰었다고 했다.클로이 김은 “2차시기부터는 할머니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할머니가 경기를 즐겁게 보셨길 바란다.함께 갈 쇼핑도 기대된다”고 말했다.할머니가 클로이의 경기를 본 것은 이날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회견에서 “혹시 승리후 생각난 한국어가 있느냐”는 본지 질문에도 “엄마,아빠.가족”이라고 답했다.국내 취재진이 한국어로 질문하며 통역을 부탁하자 한국어로 “그건 알 것 같다”며 바로 대답하기도 했다.

“오늘밤을 어떻게 기념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일단 잠을 자는 것이 스스로 축하하는 방법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미국 집에 돌아가면 어머니가 파티를 열어줄 것”이라고 답한 뒤 뒤에서 회견을 지켜보고 있던 어머니에게 “파티 할거지”라고 물었다.어머니는 “그래,당연하지”라고 화답했다.기자회견 마지막으로 클로이가 받은 질문은 평창에 다시 오겠냐는 본지의 질문이었다.보드 천재소녀의 대답은 “제가 여기 좋아하는 것 다 아실 것 같다”였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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