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취약계층 살피고 전통문화 세계에 알리는 기회돼야

오늘 부터 나흘간의 설 연휴가 시작된다.설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긴 고유의 명절이다.해마다 돌아오는 연례행사이지만 그 때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올해도 어김없이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고향을 찾거나 이웃과 친지를 찾아 떠나는 민족대이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국토교통부는 연휴 하루 전인 14일부터 18일까지 총 3천274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거의 전 국민이 연휴기간 이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한꺼번에 대규모 이동이 일어나면서 이런저런 불편이 따르지만 이것이 고향을 찾는 길을 막지 못한다.

특히 올해는 전무후무한 아주 특별한 설 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돼 전 세계인의 이목이 대한민국과 강원도에 쏠려있다.60억 지구촌이 평창과 강릉,정선일원에서 펼쳐지는 감동의 순간에 눈을 떼지 못한다.다행히 개막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졌고 대회 중반에 접어들고 있는 이번 올림픽이 별 탈 없이 진행되고 있다.이번 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가 동계올림픽의 새로운 무대로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동시에 강원도의 인심과 정서,문화와 자연을 알리고 대한민국의 총체적 역량을 드러낼 기회다.

이번 설 연휴는 이전의 올림픽에서 보지 못했던 특별한 올림픽이 될 것이다.대회 개최국인 우리나라로서도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의 문화와 정서를 보여줄 기회다.강제되거나 기획되지 않는 민족의 대이동과 문화를 통해 우리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하겠다.우리가 명절을 통해 어떻게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이웃과 함께 하며 공동체의 연대를 만들어가는 지 보여줬으면 한다.당장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무대 뒤에서 애쓰고 헌신하는 자원봉사자와 수많은 조력자들을 잊지 않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일 또한 잊지 말아야 하겠다.

한국의 설 명절이 지닌 함의는 올림픽이 희구하는 화해와 연대의 정신과도 결국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인류의 스포츠축제와 한국의 설 명절이 만나게 되는 것이 명절이다.북한의 참여로 화해와 평화의 불씨를 살린 것도 다행이다.그러나 여전히 반세기 이상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산가족의 아픔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올림픽과 설이라는 화려한 축제와 명절의 그늘에 가려 있는 곳을 살피고 위로와 격려,지원과 응원을 잊지 않는 설 연휴가 되길 바란다.서로 절제하고 양보하고 나눔으로써 커지는 명절의 가치를 공유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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