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36초대 기록 보유자…국내 경기장의 최고 기록은 37초13

▲ '빙속여제' 이상화가 14일 오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자신의 주 종목인 500m 출전을 나흘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18.2.14
▲ '빙속여제' 이상화가 14일 오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자신의 주 종목인 500m 출전을 나흘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18.2.14
한국의 '빙속 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와 일본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고다이라 나오(32)가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사상 첫 '36초대 승부'에 도전한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주요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히는 여자 500m 대결을 벌인다.

두 선수 모두 36초대의 벽을 허문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평창올림픽에서도 승부를 떠나 빼어난 기록으로 스포츠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화는 2013년 작성된 36초36의 세계기록을 보유했다.

이전까지 36초94에 머물러 있던 종전 세계기록을 네 차례에 걸쳐 무려 0.58초 앞당기며 여자 500m에서 '기록 혁명'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30대에 접어들며 기량이 크게 향상된 '대기만성' 선수인 고다이라도 이상화의 기록 혁명에 뒤따라 36초50까지 개인 최고 기록을 끌어당겼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 팬들은 국내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36초대의 레이스를 구경해 본 적이 없다.

이상화의 세계기록은 해발 고도가 높아 공기 저항이 적고 빙질이 좋기로 유명해 '기록의 산실'로 불리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나왔다.

고다이라의 개인 최고 기록도 지난해 12월 같은 곳에서 작성한 것이다.

한국에서 작성된 가장 좋은 기록은 지난해 2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때 고다이라가 세운 37초13이다.

실외 경기장과 특성이 비슷하고 빙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는 이상화가 작성한 37초74가 트랙 최고기록으로 남아 있다.

평창올림픽에서의 맞대결을 앞두고 두 선수 모두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터라, 이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36초대의 트랙 신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이상화는 독일 전지훈련의 막바지이던 지난 4일 현지에서 열린 소규모 국제대회에 출전, 37초18로 트랙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했다.

경기가 열린 독일 인첼 아이스슈타디온의 빙질을 고려하면 이상화가 올림픽에서 37초대 이내로도 달릴 수 있을 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빙질이 무른 편이라 속도가 잘 붙는 편은 아니라고 알려졌지만, 최근 이승훈(대한항공)이 남자 10,000m 한국신기록을 세우는 등 평창올림픽에서는 좋은 기록이 나오고 있다.

고다이라도 올림픽까지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고다이라는 지난 7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37초05의 기록을 작성했다.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이상화가 4년 전 소치에서 작성한 올림픽 기록(37초28)을 뛰어넘었다.

고다이라는 여자 500m를 앞두고 한 차례 주춤했다.

14일 열린 여자 1,000m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으나 요린 테르모르스(네덜란드)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금메달을 놓친 고다이라는 500m에서 더 단단한 각오로 모든 것을 쏟아붓는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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