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체 가운데 소중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인체의 각 기관마다 고유의 역할이 따로 있고 따라서 그 기능이 온전해야 한다.그래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그 가운데서도 사람의 눈만큼 중요한 기관이 또 있을까 싶다.우리나라 속담에도 ‘눈이 보배’라는 말이 있다.한의학에서는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眼十中九)”이라 하는데 눈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

신약성서 마태복음에도 “눈은 몸의 등불이다.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며,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성경에서는 단순히 신체적인 눈뿐만 아니라 마음의 눈도 건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말하자면 “어찌하여 너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 속에 들어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였느냐?”하고 질타하는 대목이 그러하다 하겠다.

문학평론가 조연현(趙演鉉·1920~1981)의 ‘눈의 사상’이라는 글에도 눈의 의미가 도드라진다.“손발은 인간 의지의 표현을 대표하는 기관이지만 인간의 미묘한 감정을 표현해 주는 것은 눈뿐이다.입도 인간의 희비애락(喜悲哀樂)을 표현해 주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결코 눈의 그것처럼 미묘한 것은 아니다.말은 인간의 가장 정확한 감정표현이 될 수 있지만 결코 눈의 그것처럼 진실한 것은 못된다.”고 했다.

예찬은 더 이어진다.“눈은 웃으면서도 슬픔을 말해주기도 하고 울면서도 즐거움을 말해주기도 한다.또한 눈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써 무한한 의미를 표현하며 조그만 변화로써 중대한 다른 의미를 갖기도 한다.”영국 속담에도 “눈은 얼굴의 진주(眞珠)” 또는 “눈이 안정돼 있지 않은 사람은 마음도 안정돼 있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그만큼 눈은 내가 세상을 보는 창이자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거울이다.

그러면 이 소중한 눈을 제대로 대접하고 있는가.최근 한 언론은 40대 이하 젊은 층의 눈 건강이 위험수위라고 지적했다.2012~2016년 사이 40대 녹내장 환자 증가율이 31%에 달했다고 한다.20,30대 환자 증가율도 15~18%로 드러났다.과도한 스마트기기 사용이 주범이라고 한다.설 연휴만 해도 그렇다.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과 입씨름을 하곤 했는데 내 손에도 어김없이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지 않았던가.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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