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타 차민규
스피드스케이팅 500M 은메달
소치 앞두고 발목 인대 끊어져
6개월 재활… 쇼트트랙서 전환
파워스케이팅 주법 후반 장점

▲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자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종목에서 대한민국의 차민규가 34초4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서영
▲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자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종목에서 대한민국의 차민규가 34초4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서영
스피드스케이팅 태극전사들의 눈부신 역주였다.이승훈(대한항공)의 선전,김민석(성남시청)의 깜짝 동메달,이상화(강릉 스포츠토토)의 감동의 은메달에 이어 차민규(동두천시청)가 기적의 은메달을 작성했다.

이상화를 제외하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성적이었고 환희의 순간이었다.차민규는 지난 19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그는 이날 올림픽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이후에 나온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에 밀려 준우승했다.차이는 불과 0.01초였다.

#쇼트트랙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차민규는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로 전환했다.차민규는 “단거리에서는 성공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호기심 반으로 도전했는데 7~8위 기록이 나와 태극마크에 가까워질 것 같아 계속했다”며 “쇼트트랙에서 단련한 곡선주로 주법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부상을 슬기롭게 이겨낸 점도 주효했다.차민규는 소치올림픽 국내 선발전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당시 차민규는 TV로 동료들을 지켜보며 각오를 다질 수밖에 없었다.차민규는 “스케이트를 다시 타기까지 재활에 6개월이 걸렸는데 당시 진로를 바꿔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다”며 “그나마 재활이 잘 돼 복귀할 수 있었다.소치올림픽에 못 나간 만큼 평창올림픽은 더욱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경기장 맞춤 폭발적인 뒷심 주효

선수들에게 경기가 열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경기장의 빙질은 민감한 부분이다.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딱딱한 얼음에서는 충분한 마찰력을 얻을 수 없고 부드러운 스케이팅이 쉽지 않아 한발 한발 얼음을 강하게 차고 나가는 주법의 선수가 유리하다.이날 경기장의 빙질은 다소 딱딱한 상태였고 차민규에게 유리한 조건이 됐다.

차민규의 특징은 스타트는 좋지 않지만 체력분배가 좋아 뒷심에 강하다는 점이다.차민규는 초반 100m 구간을 9초63으로 주파해 다소 느렸지만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해 300m 이후부터 ‘파워 스케이팅’ 주법으로 속도가 줄지 않고 유지되면서 은메달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든든한 버팀목 ‘가족의 힘’

“꼭 메달을 따오겠다더니 정말 약속을 지켰어요.오늘 같은 날이 올 줄은 몰랐어요.”이날 차민규의 어머니 최옥경씨를 비롯해 아버지 차성남씨,누나 차윤진씨가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쳤다.집안 장손인 차민규는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당당히 메달을 목에 걸며 가족들과 한 약속을 지켰다.최옥경씨는 “소치 대회를 앞두고 발목 인대가 다 끊어졌는데 더는 운동을 못 한다는 소릴 들어서 많이 좌절했다.그런데도 잘 버텨서 오늘처럼 좋은 성적을 내다니 정말 수고했다고 해주고 싶다.내 아들이지만 너무 장하다”고 말했다.

한편 13조 인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친 김준호(강원도청)는 35초01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12위에 이름을 올렸다.또 11조에서 출발한 2010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 모태범은 초반 100m에서 9초61을 기록하고 막판 스퍼트에 나섰지만 35초15에 그쳐 16위를 차지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김호석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