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이 연일 화제다.찬사도 잇따른다.그 중에서도 한국 여자 컬링팀과 쇼트트랙,스켈레톤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경북 의성여고 동창생으로 구성된 컬링팀은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세계 강호들을 격파,월스트리트저널로부터 ‘자이언트 킬러’라는 별칭을 얻었다.4강을 넘어 결승도 무리가 아니라는 평.언론은 이들을 명실상부한 ‘One Team’이라고 부른다.5명의 선수들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뜻으로 선수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고 찬사다.

썰매 불모지인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윤성빈 선수와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한 최민정선수도 평창의 자랑거리다.특히 최민정 선수가 포함된 여자 계주팀은 숨막히는 레이스 중에도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국민적 환호를 이끌어냈다.세계인들에게도 금메달팀이라기 보다 한 몸,하나의 정신으로 뭉친 ‘One Team’으로 기억되고 있다.이들 ‘One Team’은 이 같은 찬사를 받기까지 엄청난 땀과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호사다마(好事多魔)일까.잘 나가던 한국 올림픽 팀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경기에서 암초를 만났다.3명이 한 팀으로 이루어진 경기에서 나머지 두 선수가 한 선수(노선영)를 따돌리고 골인,공분을 산 것이다.특히 특정 선수와 감독의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국가대표 자격 박탈’이 요구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급기야 한국스포츠계에 광범위하게 번진 파벌 논란으로까지 비화되는 상황.캐나다 더 글로벌 메일은 이번 사태를 “엘리트 스포츠에서 약자를 괴롭히는 모습”이라며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이라고 했다.얼굴이 후끈 달아오른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경기는 ‘팀 내부 불화로 올림픽 무대에서 가장 저급한 경기운영을 보여준 사건’이다.선수들은 물론 감독과 연맹 모두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충분히 예견됐다는 점.알고도 모른 척 수수방관한 것이다.‘One Team’으로도 모자랄 판에 내부분열과 질시,따돌림,모함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으니 경기가 제대로 풀렸을 리 없다.평창의 가장 큰 ‘오점’으로 남겨지기 전에 해법을 찾기 바란다.스포츠 정신이 가장 필요한 때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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