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빙속선수 사상 최다 메달 4개 획득
3개 대회 연속 메달도 이상화 이어 아시아 남자 빙속선수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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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를 넘어 아시아의 '레전드'를 향해 뚜벅뚜벅 걷는 이승훈(대한항공)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의 선수 이력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승훈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팀추월 결승에서 정재원(동북고)·김민석(성남시청)과 호흡을 맞춰 3분38초5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10,000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따내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팀추월 은메달을 이끈 이승훈은 이로써 통산 4번째 올림픽 메달을 수확했다.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올림픽에서 통산 4개의 메달을 수집한 것은 이승훈이 최초다.

이승훈 이전까지는 '빙속 여제' 이상화(금 2·은 1), 일본의 시미즈 히로야스(금 1·은 1·동 1)·고다이라 나오(금 1·은 2), 중국의 예차오보(은 2·동 1) 등이 통산 3개의 메달을 따낸 것이 아시아 빙속 선수의 최다 기록이었다.

이날 여자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따낸 일본의 다카기 미호도 평창에서만 3개째를 획득했다.

이승훈은 또 이상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아시아 선수가 됐다. 아시아 남자 선수로는 처음이다.

시미즈·고다이라·예차오보는 모두 두 번의 대회에서 3개의 메달을 땄다.

통산 10개의 메달을 따낸 '오렌지 철녀' 이레인 뷔스트(네덜란드)나 8개 메달을 수집한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 등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체 조건이 불리하고 스케이트의 저변이 좁은 아시아권에서 어려움을 딛고 이뤄낸 귀중한 성과다.

이승훈은 이전까지는 유럽·북미 선수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져 온 장거리 빙속에서 오랜 기간 꾸준히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아시아의 전설'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승훈 외에 통산 3개의 메달을 따낸 아시아 선수들은 모두 중·단거리를 주 종목으로 삼은 선수들이다.

특히 팀추월에서 따낸 2개의 메달은 레이스를 도맡아 이끌다시피 하면서 이룬 성적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날 준결승전에서도 이승훈은 0.43초 차이로 뒤지던 상황에서 공기 저항을 이겨내야 하는 선두 주자로 나가 체력적인 한계를 이겨내고 0.71초 차이로 승리하는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결승전에서도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으나 이승훈이 선두에 설 때면 노르웨이와 격차를 줄이는 상황이 반복됐다.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역량을 톡톡히 보여준 셈이다.

이승훈은 오는 24일에는 주 종목이자 전략 종목인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통산 5번째 메달의 금자탑 쌓기에 도전한다.

매스스타트에서는 이승훈이 절대 강자로 여겨지는 만큼 5번째 메달은 '금빛'으로 장식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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