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치기 가는 혈전 끝에 3-2로 승리

▲ 미국 여자하키, 20년 만에 정상 탈환
▲ 미국 여자하키, 20년 만에 정상 탈환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캐나다의 올림픽 5연패 도전을 저지하고 20년 묵은 한을 풀었다.

미국은 22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결승전에서 캐나다와 승부치기(슛아웃)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0-1 2-0 1-0 0-0 <승부샷> 1-0)로 승리했다.

미국은 여자 아이스하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20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반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우승을 놓치지 않았던 캐나다는 5회 연속 우승 꿈이 무산됐다.

캐나다는 올림픽 연승 행진 역시 24경기에서 중단됐다.

캐나다와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절대 양강'인 미국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선수권 8차례 중 7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세계선수권의 절대 강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캐나다를 3-2로 제압, 4연패를 달성했다.

세계 랭킹에서도 미국이 1위, 캐나다가 2위로 미국이 앞서지만 유독 올림픽에서는 캐나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은 드디어 올림픽 징크스를 깼다.

북미에서 이번 대회 최고의 빅매치로 꼽은 이날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뽑은 쪽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1피리어드에서 3차례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를 잡았고, 결국 마지막 파워 플레이에서 골이 나왔다.

1피리어드 19분 34초에 시드니 모린의 샷을 문전 앞에 있던 힐러리 나이트가 살짝 방향만 틀어 골망을 흔들었다.

석연치 않은 페널티 판정이 잇따르고 실점으로 이어지자 캐나다 응원석은 들끓었다.

캐나다는 2피리어드에서 반격에 나서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2피리어드 2분에 헤일리 어윈의 골로 균형을 맞춘 캐나다는 6분 55초에 마리-필립 풀린의 골이 터졌다.

골문 뒤를 파고든 메간 아고스타가 앞으로 뽑아준 패스를 풀린이 원타이머를 통해 득점으로 연결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부터 3회 연속 우승을 이룬 캐나다의 정신적 지주 아고스타와 주장 풀린이 합작한 역전골이었다.

패색이 짙던 미국은 3피리어드 13분 39초에 모니크 라모르-모란도가 역습 기회를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15분 휴식 후 20분의 연장 승부에서도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캐나다의 선공으로 승부샷이 시작됐다. 양 팀이 번갈아서 5명의 슈터가 나왔지만 2-2로 동점이 됐다.

결국, 6번째 슈터에서 승부가 갈렸다. 다시 순서를 바꿔 미국이 선공에 나섰고, 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인 라모르-모란도가 현란한 퍽 드리블로 골리를 제친 뒤 골망을 흔들었다.

캐나다는 아고스타에게 마지막 기대를 걸었으나 아고스타는 미국 골리 메디 루니를 뚫지 못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미국 선수들은 모두 빙판으로 뛰쳐나와 뜨겁게 부둥켜안으며 감격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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