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토크쇼

평창올림픽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주인공은 아니지만 묵묵히 자신의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언어와 국경,성별을 넘어 1만6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스스로 올림픽을 빚내기 위해 평창을 찾아 평창의 얼굴로 활약 중이다.패션크루들을 만나 평창올림픽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국내 언론과 외신 등 3000여명이 상주하고 있는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올림픽을 보내고 있는 권도현(사진 왼쪽부터),김홍지,박소영,이진욱,신지은,김소정,김진영 자원봉사자.
▲ 국내 언론과 외신 등 3000여명이 상주하고 있는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올림픽을 보내고 있는 권도현(사진 왼쪽부터),김홍지,박소영,이진욱,신지은,김소정,김진영 자원봉사자.


숙소 속초에 위치 불편
자원봉사자간 버스 쟁탈전
전용 휴게시설 없어 아쉽기도

인기 직무에 인원 몰리다보니
체계없이 ‘ 가위바위보’로 배치
봉사자 분야별 빈익빈부익부
구체적 지휘 없어 초반 어수선

평창 계기 ‘ 매니저’ 활동 꿈꿔
세계 여러사람과 소통 값진 경험
올림픽 열기 평창서 느껴 만족



>> 열악한 환경과 처우

△권도현=“올림픽 자원봉사로 강원도를 간다고 하자 친구들이 강원도에서는 프러포즈할 때 하트모양 감자로,버스 탈 때는 옥수수를 내야한다고 장난으로 말하더라(웃음).그만큼 강원도와 평창은 생소한 곳이었다.”

△신지은=“자원봉사자 선발 면접 때 면접 관들이 ‘평창은 굉장히 추운 곳인데 괜찮겠느냐’는 질문을 하시더라.추우면 얼마나 춥겠나 했는데 막상 와보니 정말 춥더라.”

△김홍지=“개막식 사전 공연을 관람했었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올때 두 다리에 감각이 없더라.평창 추위는 최고다.”

△이진욱=“저는 오히려 서울보다 덜 춥다고 느꼈다.오히려 숙소의 난방시설이 너무 잘 돼 있어 더워서 창문을 열어놓고 잘 지경이다.”

△김진영=“맞다.하지만 숙소가 속초에 위치해 있어 불편한 점은 많다.”

△박소영=“평창과 속초를 오가다보니 교통편이 가장 큰 문제다.특히 해당 버스편이 두 시간 간격으로 배차돼 있어 버스를 못타면 꼬박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근무가 오후10시에 끝나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는 모든 자원봉사자들이 버스를 타려는 쟁탈전이 심각하다.자리가 부족해 못 타 새벽 12시 차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면 새벽 2시를 훌쩍 넘는다.”

△이=“휴게시설 문제도 많다.관계자에게 물어보니 MPC를 만들때 자원봉사자 휴게실이 계획돼 있었는데 깜박 잊고 빼버렸다고 하더라.”

△박=“메인헬프데스크의 경우 담당자가 자원봉사자들이 너무 많아 복잡하니 창고에 들어가 있던가 다른 곳으로 가 있으라고 하더라.갈 곳이 없어 헤매다 MPC1 로비에서 쉬고 있었더니 또 자원봉사자들이 놀고 있다는 눈치에 다시 일어나 방황하다 결국 찾은 곳이 화장실이었다.”



>> 자원봉사자 선발·배치 시스템 미흡

△신=“남자 자원봉사자들이 별로 없다.성비가 거의 7:3으로 여자가 많다.듣기로는 그마저도 도핑센터에 자원봉사자들 성비를 맞춰야해 남자들이 많이 투입되면서 MPC에는 남자들이 부족하다.”

△박=“각 분야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자원봉사 교육을 3일 정도 받는다.그러고는 바로 투입되는데 처음 직무 배치할 때 가위바위보로 정하라 하더라.각자 지망했던 업무 분야가 있는데 인기 분야에 봉사자들이 몰리다 보니 그렇게 체계없이 배치되는 것이 아쉬웠다.”

△이=“MPC에서는 기자회견실 담당이 인기가 많았는데 매니저가 영어회화 가능자를 우선으로 보더라.토플 성적을 반영해 성적 순으로 끊는데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다.”

△김진영=“각자 지원한 분야와 다른 영역에 무작위 투입되다 보니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다.”

△신=“지원했던 업무대로 배치가 이뤄지지 않아 중간에 나간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다.”

△김소정=“패션크루티켓에 대한 문제도 많다.올림픽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경기를 관란한 적이 한번도 없다.특히 각 베뉴별 자원봉사자들에게 티켓도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박=“과잉인력이라는 얘기도 있다.”

△김진영=“수송분야는 사람이 부족해 휴무도 없이 일하는 등 업무 과로에 시달린다고 하더라.잘못됐다.”

△김홍지=“처음 출근했는데 담당 매니저가 해당 분야에 자원봉사자 몇명이 배치됐는지 언제 투입되는지도 모르더라.우리가 필요한 인력인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권=“저는 첫 출근 후 확인해 보니 숙소 배치도 아직 안된 상태였다.올림픽 시작하면서 함께 운영체계도 만들어졌다.”

△박=“구체적인 업무와 지휘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투입돼다 보니 초반에는 출근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앉아만 있기도 했다.”

△이=“패럴림픽 기간에도 자원봉사자로 근무하는데 아직까지 정확한 일정 등이 공지되지 않았다.벌써부터 걱정이다.”



>> 힘들었지만 뜻깊은 시간

△김진영=“게스트패스 하우스 담당 매니저는 ‘다양한 올림픽에 자원봉사자로 일하다 매니저로 발탁됐다’고 말하더라.다음에는 매니저로도 활동해보고 싶다.”

△김소정=“수능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지원했었다.올림픽에 대한 좋은 추억 만들 수 있어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었다.”

△신=“언제 이렇게 올림픽을 가까이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까.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좋은 경험이 됐다.”

△이=“다음에는 다른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도 자원봉사자로 지원하고 싶다.”

△박=“수능영어가 전부였던 저에게 다양한 외국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영어 실력이 조금은 향상된 것 같아 기쁘다.”

△김홍지=“평소 국제행사 관심이 많았다.평창올림픽 자원봉사 경험을 계기로 꿈을 찾고 싶다.”

△권=“올림픽을 좋아해 열기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정리/김도운·동영상 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