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주는 귀화선수들
한국 대표단 19명 특별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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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에는 새로운 조국인 ‘대한민국’을 위해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경기에 나서는 귀화선수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비록 이들의 목표인 메달까진 달성하지 못했지만 토종 한국인 못지않은 애국심으로 메달 이상의 감동을 주고 있다.특히 빙상 일변도인 한국의 동계스포츠 인프라를 다양한 종목까지 넓히는 선구자로서의 그 족적이 깊다.

▲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
▲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

한국 대표단 19명 특별귀화

바이애슬론·루지·아이스하키 등
동계스포츠 취약 종목서 고전중
빙상 일변도서 다양성 확장 의미
 
평창 넘어 베이징도 준비
훈련비용 마련위해 모금운동도


미국출신 귀화선수인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은 강릉의 은반에서 ‘아리랑’을 울렸다.아름다운 한복을 맞춰 입고 출전한 민유라-겜린은 세계인들 앞에서 한국의 민요인 ‘아리랑’에 맞춰 한국의 연기를 선보였다.한국 피겨 최초로 올림픽 피겨 댄스에 나선 이들은 최종 147.74점을 기록,메달권은 아니었지만 피겨 댄스 최초로 종합 18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하버드대 출신 특별귀화 선수.랜디 희수 그리핀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랜디 희수는 지난 14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일본과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역사적인 단일팀 첫 골을 터트리며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게 됐다.

독일 출신 에일린 프리쉐는 지난 13일 루지 여자 싱글 1~4차 주행 합계 4분6초400을 기록해 8위에 올랐다.대한민국 루지 역사상 최고 성적이었다.러시아 출신 티모페이 랍신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9개월 전 무릎 수술을 받고도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경기에서 16위에 올라 역시 한국 국적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또 추적 22위,개인 경기 20위,매스스타트 25위에 올라 한국의 바이애슬론 역사를 다시 쓰는 데 일조했다.대회 기간 취재진에게 태극마크 배경에 자신의 사인이 담긴 카드를 건네기도 했다.또 바이애슬론에 함께 출전한 프롤리나는 여자 추적 10km에서 50위,에바쿠모바는 15km에서 16위로 선전했다.

캐나다 출신 맷 달튼은 2016년 귀화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수문장이다.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4전 전패로 예선 탈락했다.그러나 달튼은 지난 19일 모국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45세이브의 선방 쇼를 펼치는 등 혼신의 힘을 쏟았다.특히 달튼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이순신 장군 동상이 그려진 헬멧을 준비해 이슈가 됐었다.하지만 정치적 메시지나 구호를 장비에 표시해선 안 된다는 이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재를 받았고 임시로 스티커를 붙여 헬멧 일부를 가린 뒤 대회를 치렀다.

귀화선수 대부분은 한국 동계 스포츠 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취약 종목,비관심 종목에서 고전하고 있다.하지만 이들은 모두 평창을 넘어 다음을 준비중이다.물론 태극마크를 달고서다.겜린은 민유라와 함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도 한국 대표로 출전할 계획이다.훈련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도 진작 시작했다.겜린은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 펀드 미’에 사연을 올려 ‘민겜린코리아(www.gofundme.com/mingamelinkorea)’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6년 12월부터 모금 중이다.

프리쉐와 랍신도 인터뷰를 통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때까지 대한민국 선수로 출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루지 대표 프리쉐는 “서울로 돌아가 한국어를 더 배울 것이다.한국에 더 적응해서 다음 올림픽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대한루지경기연맹 관계자는 “프리쉐는 현재 평창 올림픽만을 앞두고 계약을 한 상태”라면서도 “이번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 대부분이 은퇴를 앞두고 있고 프리쉐가 이번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다음(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한 계약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애슬론 대표 랍신도 “4년을 다시 잘 준비해서 베이징에서도 한국대표로 경기할 것”이라면서 “바이애슬론이 한국에서 좀 더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달튼 등 남자아이스하키 귀화 선수 7인방은 베이징올림픽 본선행 티켓에 도전하는 우리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것이다.오는 5월 4~20일 덴마크에서 열리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챔피언십이 새로운 도전의 출발점이다.달튼은 “정말 감사하다.팬들의 응원 덕분에 열심히 뛸 수 있었다.앞으로 더 좋은 경기해서 팬들이 주신 사랑을 되갚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에는 19명의 선수가 특별귀화를 통해 태극기를 달았다.11명이 아이스하키,8명이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프리스타일 스키,루지,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싱 선수들이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박주석 jooseo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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