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 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평창동계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해 순항 중이다.개막식 생중계는 한반도의 분단 현실과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인의 의지를 세계에 보여줬다.‘평창올림픽은 곧 평화올림픽’이란 말은 올림픽이 갖고 있는 정치성을 잘 보여 준다.평창동계올림픽에는 일국을 넘어 동아시아 차원의 정치학도 작동하고 있다.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2020년에는 도쿄에서 하계올림픽이,2022년에는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한·중·일 삼국에서 잇달아 개최되는 올림픽은 21세기에 들어 동아시아가 각국의 경제성장을 발판으로 세계의 중심부로 부상하고 있는 현실을 상징한다.평창동계올림픽이 바로 동아시아의 부상을 상징하는 한·중·일 올림픽 축전의 서막을 연 셈이다.

20세기 중반 이후 동아시아 삼국에서는 하계올림픽이 열렸다.1964년에는 도쿄하계올림픽이,1988년에는 서울하계올림픽이,2008년에는 베이징하계올림픽이 개최되었다.1964년 10월 10일부터 24일까지 열린 도쿄하계올림픽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지 불과 20여년 만에 경제 부흥에 성공하여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음을 공인받는 계기가 되었다.1988년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 열린 서울하계올림픽은 한국이 1960년대 이래의 고도성장을 발판으로 3저호황을 누리면서 여가를 즐기는 나라가 되었음을 세계만방에 알렸다.2008년 8월 8일부터 24일까지 열린 베이징하계올림픽은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30년간 쌓은 놀라운 경제성과를 세계에 보여주었다.

20세기 중반부터 20여년 간격으로 열린 동아시아 올림픽 축전이 2018년부터 2년 간격으로 잇달아 열리는 현상이 갖는 정치적 함의는 무엇일까.국제시사전문지인 ‘르몽드디플로마티크’가 2006년에 출간한 ‘르몽드세계사’에는 ‘동양의 화려한 귀환’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여기서는 아시아가 1990년대 말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경제성장정책을 추진하며 구조 변화를 꾀한 결과 유럽의 산업혁명과 식민지 정책 이전에 누렸던 세계 경제·금융 체계의 중심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근대 이전에 선진 문명을 누리던 동아시아가 다시 세계 문명권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한·중·일의 동아시아 올림픽 축전은 동아시아가 세계의 중심부로서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평창동계올림픽이 21세기 평화의 마중물이 될 지는 아직은 불투명한 남북관계의 진전에 달렸다.일본과 중국에서 열릴 올림픽은 20세기 이래 동아시아 올림픽 축전이 대외적 선전에 중점을 두었던 것과는 달리 대내적 결속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동아시아에서 잇달아 치러지는 올림픽에 거는 기대만큼 그것이 낳을 정치적 후과에 대한 우려가 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약력 △춘천교대 교수(사회과교육과)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국정교과서진상조사위원회 위원 △정의기억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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