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도터'이자 트럼프 최측근…백악관 메시지 주목
문 대통령 '북미대화 적극적으로 나서야' 주문할 듯
김영철 방남·펜스 강경발언 탓 '진전 없을 것'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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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미국 대통령 보좌관의 23일 청와대 상춘재 만찬이 북미대화 성사를 위한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방카 보좌관이 가족이자 최측근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사 중 한 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이번 접견에서 청와대와 백악관이 어떤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주고받을지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서울에 들렀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간 북미 최고위급 회담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불발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여서 이방카 보좌관의 방한에 담긴 의미가 작지 않다.

올림픽 개회식을 전후해 북미 최고위급 인사 간 면담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양측의 대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은 이방카 보좌관에게 다시 한 번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제1부부장과 펜스 부통령 간 '불발된 회동'을 '내실 있는 대화가 성숙해 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는 또 다른 계기에 북미 대화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만큼 문 대통령이 이방카 보좌관을 통해서도 백악관에 일관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북미대화의 필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의 노력에 어느 정도 호응하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가 이방카 보좌관을 통해 전해진다면 우리 정부의 북미 대화 중재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 사실이 알려진 것을 비롯해 펜스 부통령이 김 제1부부장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선 점 등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펜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미 보수주의연맹 연차총회인 '보수정치행동회의'의 기조연설에서 김 제1부부장을 향해 "지구 상에서 가장 폭군적이고 억압적인 정권의 중심기둥"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이런 발언은 '평창 외교전'에서 김여정의 '미소 공세'에 밀렸다는 부정적인 미국 내 여론을 불식하려는 의도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의도야 어떻든 미국이 이처럼 강한 어조로 북한을 비판한 마당이라면 이방카 보좌관이 북미 대화의 진전을 기대하는 메시지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미 대화와 함께 한미 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통상 마찰·보호무역 조치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문 대통령이 이미 안보와 통상을 분리해서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방카 보좌관에게도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미국의 통상압박과 관련해 "불합리한 보호무역 조치에는 WTO(세계무역기구) 제소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해 나가라"고 주문했다.

지난 8일 청와대에서 펜스 부통령을 면담했을 때 문 대통령은 한국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풀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이방카 보좌관에게 (펜스 부통령에게 요청했듯) 직접 (보호무역 조치 완화를) 요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호무역 조치가 미국 입장에서도 보면 좋은 일이 아니다' 정도로 완곡하게 이야기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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