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음식열전’
세계음식 문화관 5만여명 방문
체코·멕시코 등 112여가지 메뉴
케이푸드플라자 강원 대표맛 홍보
더덕삼계탕 등 2억3700만원 매출
선수촌 식사 불평 1건도 안나와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맛있었다.세계 최고 수준의 겨울축제에 걸맞게 올림픽 경기장 안팎에서 ‘음식 열전’이 벌어져 그 어느때보다 ‘맛있는 올림픽’이 됐다.전세계의 거의 모든 음식부터 강원도 18개 시·군 곳곳의 향토 음식까지 아우른 평창올림픽은 전세계 손님들에게 식도락의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세계음식문화관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의 송천변에 조성된 페스티벌 테마파크에는 세계와 강원도의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됐다.

프랑스,이탈리아,슬로바키아,폴란드,체코,스페인,터키,독일 등 유럽 8개국,태국,인도,일본,중국,멕시코 등 아시아 및 중남미 셰프들이 112여가지 음식을 요리,현지의 맛을 그대로 전했다.지난 3일부터 운영된 세계음식문화관은 매일 평균 2000명이 이용,지금까지 방문객이 5만명을 넘어섰고 3만1000건의 요리가 팔렸다.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메뉴는 스페인의 ‘빠에야’ 였다.각종 채소와 고기,해산물을 볶은 후 쌀을 넣어 익힌 스페인의 전통 쌀요리로 우리나라 볶음밥과 비슷한 음식이다.

2위는 이탈리아의 마르게리따 피자였다.토마토,바질,모짜렐라 치즈를 주재료로 한 피자다.3위는 터키의 전통음식 케밥 순으로 나타났다.태국의 팟타이꿍과 멕시칸 콤보는 각각 4,5위였다.

하지만 여기에 디저트와 음료를 포함하면 터키식 아이스크림인 ‘돈두르마’와 독일 맥주가 2,3위로 껑충 떠오른다.돈두르마는 우유에 설탕,살렙,유향수지를 넣어 만든 것으로 ‘얼리다’라는 의미의 터키어 ‘돈두르마크(Dondurmak)’에서 비롯됐다.유래 지역 이름을 따 ‘마라슈 아이스크림’으로도 불리는데 세계음식문화관 디저트로 사랑받았다.독일 맥주의 경우 독일 뮌헨의 세계적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가 소세지와 함께 소개돼 인기를 끌었다.독일 정통 방식으로 만드는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하우스비어브루어리에서 직접 숙성한 바이스와 필스너 맥주가 관객들의 발길을 잡았다.소시지는 독일남부 바이에른 주에서 직접 만든 브랏부어스트,데브러지러너,레버케제,비어쿠겔 등 4대 소시지가 국내 최초로 서빙됐다.

■케이푸드 플라자(K-Food Plaza)

강원도가 도내 특산물 등을 활용해 개최도시의 대표음식을 선보인 ‘K-Food Plaza’도 큰 호응을 얻었다.세계음식문화관과 나란히 마련된 케이푸드 플라자에서는 각종 젓갈과 간장,된장,고추장 등 다양한 양념과 발효식품이 소개돼 외국인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이곳에는 지금까지 2만 9000여명이 다녀가면서 대한민국 음식 세계화와 강원도의 맛 홍보 역할을 톡톡히 했다.수익 측면에서도 22일 기준으로 2억 3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마지막 주말을 지나면서 더 많은 방문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인기메뉴는 곤드레 한우국밥,오징어 찹쌀순대,더덕삼계탕,순메밀국수,떡갈비 순이었다.

■내셔널하우스도 맛 경쟁

한편 올림픽 참가국들이 설치하는 내셔널하우스(국가 홍보관)에서도 세계 각국의 맛 열전이 벌어졌다.

오스트리아 하우스에서는 현지 공수 재료로 제공되는 레스토랑을 운영해 오스트리아식 커틀릿 등을 판매했고,스위스하우스는 산장 레스토랑을 만들어 치즈요리 퐁듀를 즐길 수 있게 했다.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스위스 와인도 공수됐다.체코하우스는 유명 맥주 브랜드 필스너 우르켈과 함께 꾸며 대형 펍처럼 만들어졌고,유명셰프 미카엘 아쉬미노프가 요리를 직접 했다.네덜란드는 하이네켄 맥주와 함께 해 홀란드 하이네켄 하우스로 불린다.

■정상들도 한국 맛에 푹

독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부부는 지난 10일 강릉 경포대 해변의 작은 식당에서 점심메뉴로 불고기 덮밥을 선택했다.아베 일본 총리는 평창 횡계에서 가장 가격대가 높은 곳으로 알려진 한우전문점 ‘Noble’에서 한우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라트비아의 라이몬즈 베요니스 대통령 부부는 9일 강릉 오죽헌을 찾아 전통 한과와 차를 마셨고,10일 심기준 국회의원 초청으로 찾은 월정사에서는 전통 공연과 함께 송이전골,비빔밥을 먹었다.슬로바키아 안드레이 키스카 대통령은 11일에는 춘천에서 가장 매운 맛의 닭갈비를 즐겼다.고추를 된장과 곁들여 먹으며 한국의 매운 맛을 제대로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음식 불만 제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선수촌 식당을 방문한 후 “역대 올림픽 중 음식과 관련해 선수들 불평이 단 한건도 없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작은 지구촌으로 불린 평창과 강릉 선수촌에서는 그만큼 선수들의 영양과 건강을 맞춘 음식들이 다양하게 선보였다.각 나라의 주요 음식과 종교,문화의 다양성을 반영한 여러 국가의 대표 음식들은 물론 강원도 토속음식을 포함한 한식메뉴가 준비됐다.180여명의 전문 요리사가 매 끼니마다 한식,월드,아시안,할랄,국수의 6가지 테마로 400여가지 음식을 제공했다.대회기간 제공된 식사량은 모두 500만식이다.특히 대회 초기 노로바이러스 사태가 벌어지면서 선수촌에 반입되는 식자재 검수와 전 처리 과정,조리시설과 급식 장소 위생관리는 더욱 철저를 기했다.

미디어와 자원봉사자,대회운영인력,일반 관람객 식음료 서비스를 위해 경기장과 선수촌,미디어촌 등에서 운영된 시설도 300곳,40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우수농산물인증,HACCP,이력 추적제 등 각종 정부인증제도를 활용해 음식의 안전성과 품질을최고 수준으로 유지한 것도 평창올림픽이 맛있을 수 있었던 이유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김여진·김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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