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한나 브란트-박윤정 자매
입양 통해 미국서 성장 후 한국행 결심
동생 금메달 획득에 함께 기쁨 나눠

▲ 언니 박윤정(사진 왼쪽)과 동생 한나 브란트
▲ 언니 박윤정(사진 왼쪽)과 동생 한나 브란트
미국 여자아이스하키팀이 캐나다를 꺾고 20년만에 금메달을 차지한 지난 22일 강릉하키센터에는 경기 직후 가슴 뭉클한 장면이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주인공은 경기 이후 코트 안에서 관중석을 향해 이야기를 나눈 한나 브란트(25·미국)와 관중석에 서있던 박윤정(26·미국명 마리사 브란트)이었다.피를 나누진 않았지만 누구보다 끈끈한 ‘가족의 정’을 뽐낸 두 자매의 동화같은 이야기는 평창올림픽 개최전부터 국내·외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1992년 12월 한국에서 태어난 박윤정은 이듬해 5월 미국 미네소타의 그레고리(63)-로빈 브랜트(61) 부부 가정에 입양됐다.부부는 박윤정 입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나를 임신한 것을 알았으나 입양을 그대로 진행했고 박윤정은 ‘마리사’라는 이름을 얻었다.부부는 박윤정과 한나를 쌍둥이처럼 차별 없이 키웠다.자매는 춤,피겨스케이팅,체조에 이어 아이스하키까지 함께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2015년 박윤정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로부터 대표팀 제의를 받고 한국행을 결심했고 국적 회복 신청을 통해 2016년 6월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동생은 한국행을 망설이던 언니의 결심을 적극지지했고 자신도 어엿한 미국 대표팀의 일원이 돼 평창올림픽행을 결정지었다.한나는 조별예선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언니를 평창 땅에서 재회할 수 있어서 꿈만 같았다.아이스하키에 대한 모든 기억들이 언니와의 추억”이라고 말했다.

두 자매의 이야기는 평창올림픽에서 인생 1막의 해피엔딩을 맞았다.박윤정은 조별예선 통과를 하지 못했지만 한나는 결승전에서 슛아웃(승부치기) 혈투 끝에 캐나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관중석에서 맘 졸이며 바라보던 박윤정은 동생이 금메달을 따자 자신이 우승한 것처럼 환호했다.한나도 경기 후 자신을 응원 왔던 언니 박윤정과 부모님 등 가족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한나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관중석에 앉아 있는 (윤정)언니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이 기쁨을 언니를 제외한 다른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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