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준 상지대 관광학부 교수
▲ 유기준 상지대 관광학부 교수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동안 단절됐던 남북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며 한반도 해빙 분위기 또한 날로 고조되고 있다.꽤 오랜 긴박함 속에서 맞은 급작스러운 변화의 움직임이 일부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나 분단의 슬픈 역사 속에서 남북 간의 교류,나아가 통일의 염원은 한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소망일 것이다.

최근 남북교류의 국민적 관심은 아마도 이런 국민정서에 기반한,통일이라는 민족적 대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일 것이다.그러나 우려와 걱정이 앞서는 것 또한 사실이다.이중 한 가지는 포스트 평창 이후 남북 간 교류의 지속성 문제다.문재인 대통령도 기적처럼 만들어낸 대화와 교류의 기회를 바람속의 촛불을 지켜 나가듯 평창 이후까지 잘 살려 나가는 지혜와 노력을 강조했다.평화 올림픽을 넘어 그 이후에도 남북 교류를 지속하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이어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국가적 과제다.또한 올림픽 개최지로서 이를 주도하는 것은 강원도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남북통일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에 대한 강원도의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평화적 통일의 전제는 분단에 의해 오래 단절됐던 다양한 분야의 교류일 것이다.그 동안의 남북 교류사업은 군사,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행해졌다.그 역사가 주는 교훈은 남북 간의 첨예한 민감성과 긴장의 극복 여부에 따라 사업의 성공이 결정된다는 것이다.주변 정세를 고려할 때,동계올림픽 이후에도 남북을 둘러싼 국내·외 긴장감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로 인한 남북 간 교류 지속의 어려움도 예견되는 작금의 현실에서,정치적 혹은 군사적으로 덜 민감하고 공유 가능한 분야의 교류를 시작하고 이를 확산하는 노력이 다자간 긴장감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차원에서 생물다양성 증진과 연속성 확보를 위한 한반도 생태적 통일에 대한 접근법과 그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자 한다.한반도의 생태적 통일이란 남북 간 사회·문화,경제,정치 교류에 앞선 자연 생태계의 선(先)교류를 통한 환경적 접근을 의미한다.통일이라는 단어는 영역의 통합을 의미하나,광의로는 ‘국가 간 협력과 통합을 통한 이익의 공유’라는 ‘생물다양성 협약’의 요지와도 연관된다.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남북 간의 협력과 이익의 공유라는 점에서 ‘생태통일을 통한 교류와 공동실천’이라는 접근은 남북,나아가 세계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평창의 일환으로서 생태통일의 실천은 우리나라 남북 사이의 대표적인 생태계 X,Y,Z축 접점을 가지고 있는 강원도가 주도해야 한다.횡적 생태축인 DMZ,종적 생태축인 백두대간,그리고 공중 생태축인 철새 이동로를 포함하는 남북 간 생태적 접점들이 모두 강원도에 위치하기 때문이다.한반도 생태통일은 강원도에서 출발해 북한을 지나 중국,러시아,더 나아가 유럽을 잇는 국제적 생태통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이런 한반도 생태통일의 노력은 범세계적인 생물다양성의 효율적 보전과 이용을 도모하고 궁극적으로는 정치적·사회적 장벽까지 허물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교류의 물꼬를 튼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 생물다양성의 유지와 연속성 공유를 위한 ‘한반도 생태통일’의 대화로 발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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