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작별
북한선수 12명 북으로 귀환
머리 감독 등 작별인사 나눠
손편지·사진 선물에 울먹

▲ 26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북한응원단이 손을 흔들며 출경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26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북한응원단이 손을 흔들며 출경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프지 말고 꼭 다시 만나”,“몸조심하고,냉면 먹으러 평양에 와”

분단 현실의 벽을 넘어 하나가 된 올림픽 최초 아이스하키 여자 남북단일팀은 마지막까지 하나였다.26일 올림픽 폐막 후 헤어지는 마지막 순간,서로 끌어안고 눈물바다가 됐다.단일팀에 작별의 시간이 찾아왔다.단일팀은 비록 5전 전패에 그쳤지만,하나가 돼 투혼을 펼쳐 전 세계에 그 무엇보다 강렬한 ‘평화 메시지’를 전달했다.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북한선수들은 이날 오전 7시30분,강릉 선수촌에서 북한으로 출발했다.당초 오전 5시30분에 떠날 예정이었던터라 한국 선수들은 5시부터 선수촌내 웰컴센터에 마중을 나왔다.총감독을 맡은 새러 머리 감독과 김도윤·레베카 베이커 코치,선수 10여명은 북한 선수들이 들어오자 포옹하고 격려하며 눈물의 이별을 했다.앞서 전날 폐회식에서 미리 만나 작별을 나눴지만 하룻밤새 더욱 애틋해졌다.남북단일팀은 그동안 함께한 시간은 한 달여에 불과했지만 가족처럼,친자매처럼 지내며 정이 들었고 누구보다 이별을 아쉬워했다.머리 감독도 북한 박철호 감독과 포옹을 나누며 작별인사를 했다.

북한 선수들이 모두 버스에 탑승해 출발을 하는 순간에도 남한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북한 선수들도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며 마지막까지 손을 맞잡고 눈물을 흘렸다.버스 출발 후에는 서로 손을 흔들며 기약없는 만남을 약속했다.버스가 멀어져 보이지 않을때까지 남한 선수들은 손을 흔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최지연은 “다들 정이 많이 들어서 보고 싶을 거라고,아프지 말고 꼭 다시 보자고 말했다”며 “앞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고 아쉬워했다.이어 “어제 북측 선수 12명에게 한 명씩 손편지를 쓰고 함께 찍은 사진을 출력해서 선물했다”며 “북측 선수들은 ‘평양냉면 먹으러 꼭 평양으로 오라’고 했다”고 울먹였다.

단일팀을 지휘한 머리 감독도 이날 많은 눈물을 흘렸다.머리 감독은 “3주 정도밖에 안 지냈는데 이런 슬픈 감정이 드는 걸 보면 단일팀이 특별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북한 피겨 스케이팅 페어 김주식은 “오랫동안 다 같이 있었는데 헤어지려니 섭섭하다“고 했다.헤어짐이 길어지자 원길우 북한선수단장은 “안녕히들 계십시오”라며 손을 흔들었다.그렇게 서로가 기약없는 약속을 하고 남고,떠났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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