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만 네 번…기관별 소통 부재에 관객 혼란
문체부·조직위·도·시군 제각각
개막식 행사·홍보 주체별 진행
‘달빛호수’·‘헌화가’ 행사 차질

▲ 문화올림픽 추진 주체 간 불통으로 평창올림픽 개막에 앞서 문화올림픽 개막행사가 네 차례 진행됐다.강원도와 문체부(사진 왼쪽),평창군(오른쪽 위),강릉시(오른쪽 가운데),평창올림픽 조직위가 개최한 문화올림픽 개막행사 사진.
▲ 문화올림픽 추진 주체 간 불통으로 평창올림픽 개막에 앞서 문화올림픽 개막행사가 네 차례 진행됐다.강원도와 문체부(사진 왼쪽),평창군(오른쪽 위),강릉시(오른쪽 가운데),평창올림픽 조직위가 개최한 문화올림픽 개막행사 사진.
2.불통

2018평창문화올림픽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평창올림픽 조직위,강원도와 개최 시·군 등 크게 4개조직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세계인의 시선을 끌어모았다.하지만 올림픽 전후로 이들 문화올림픽 준비조직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못하면서 기관별로 수많은 홍보전단만 배포했을뿐 정작 방문객이 필요로 하는 전체 프로그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책자는 현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특히 문화올림픽 공식홈페이지 역시 평창올림픽 조직위와 강원도가 각기 다른 홈페이지를 운영해 혼란을 야기했고 문체부도 관련 블로그를 별도로 개설해 국내·외 방문객들의 혼선을 가중시켰다.

이같은 혼란은 국정농단 등의 여파로 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둔 지난해까지 문화올림픽의 전반적인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장기간 표류한 영향이 크다.그나마 지난해 7월 강원도 문화올림픽 통합추진단(이하 강원도 통합추진단)이 구성되며 문체부,평창올림픽 조직위와 문화올림픽 통합 엠블럼과 슬로건을 발표하고 프로그램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으나 이미 각 주체별로 행사 준비가 상당수 진행돼 있었고 개막까지 촉박한 시간으로 인해 실질적인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의 조율작업이 이뤄지지 못했다.이로 인해 결국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도내에서 문화올림픽 개막식만 네 차례 진행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평창올림픽 조직위가 지난달 25일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문화올림픽 개막행사를 가진데 이어 문체부와 강원도는 지난 3일 강릉원주대에서 개막축제 ‘잔칫날’을 진행했다.올림픽 개최 시·군인 평창과 강릉 역시 각각 지난 3일 평창 횡계로터리와 6일 강릉 월화거리 일대에서 개별적으로 문화올림픽 개막행사를 개최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행사주체간 ‘불통’으로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은 행사도 있었다.강원도 통합추진단의 라이트아트쇼 ‘달빛호수’는 강릉지역 시민단체가 제기한 환경 파괴 논란에 개막 직전 몸살을 앓았으며 파이어아트페스타 ‘헌화가’ 역시 화재를 우려한 강릉시의 반발로 행사의 핵심인 ‘버닝 퍼포먼스’를 진행하지 못했다.

강릉의 한 문화계 관계자는 “상당수의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이 강릉에서 진행됐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자리가 많지 않았다”며 “올 한해 강원도 문화올림픽에만 5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는데 사전에 충분히 소통이 이뤄졌다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공적인 문화올림픽 유산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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