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자 강릉예총회장
▲ 박선자 강릉예총회장
강릉시민들에게 있어 2018년은 영원히 각인될 특별한 해다.동계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축제는 시민 모두에게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경기장이나 경기도 멋졌지만 빅 이벤트에 즐거움을 더하는 요소인 문화올림픽이 그 뒤를 든든히 받쳐주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심심했을까 싶다.강릉문화올림픽은 지역 문화 단체들의 협업으로 치러졌다.강릉시를 중심으로 문화예술단체들이 네트워크를 이루어 콘텐츠를 구성했다.그 가운데 우리 강릉예총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직접 창작하는 것으로 방향이 정해졌다.월화거리와 월화정까지 아우르며 무월랑과 연화낭자 설화의 주요 매개물인 잉어조형물을 제작하고 창작극 ‘월화전’을 제작해 공연화했다.먼저 잉어조형물은 월화거리와 연결되어 핵심 공간인 ‘월화정’ 앞에 상설 전시되어 무월랑과 연화낭자 이야기의 상징작품으로 활용된다.

신라시대 강릉지역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월화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월화전은 총체극 형태의 공연이라고 생각하면 쉽다.공연명은 무월랑과 연화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와 만들었다.월화전은 철저히 지역 중심 공연물 제작이라는 기본 방침 아래 강릉예총이 기획·제작 역할을 맡았으며 연출진,출연진,스탭진 또한 지역 인물·인재로 구성했다.특히 출연진의 경우 모든 배역을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가능한 지역 인재들을 활용해야 향후 공연의 맥을 이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가장 중심에 두고 캐스팅을 진행했다.홍보,영상디자인,사진·영상기록,디자인 등 공연 외적인 부분에서도 지역 인재들이 참여한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공연 인력의 80% 이상이 지역 인재들로 채워지면서 예총 소속 단체와의 협업 관계도 더욱 긴밀해졌다.강릉예총이 기획을 하고 8개 문화예술단체가 제작에 참여했으며 이어 대본 창작을 기점으로 연출·안무부터 무대디자인까지 공연 전반의 작업을 함께 했다.

지난 2016년 말부터 아이디어를 잡고 구상을 풀어가며 2017년 9월 첫 공연을 올리기까지 녹록치 않은 과정들이었다.지난해 12월 강릉아트센터의 지원으로 정식 공연을 올려 호평을 받고 마침내 2018년 2월,올림픽 기간 중 이틀간 3회의 본 공연을 올렸다.다행히 본공연도 각계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우리 강릉예총은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부응해 내달 패럴림픽 기간에는 앵콜공연 2회를 올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월화전의 상설 공연화다.정식 작품을 올리고 향후 강릉지역의 장기적 공연물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것이다.하지만 좋은 작품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는 공연예술가들에게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공연예술가들이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문화올림픽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면서 강릉시민들은 해외작품 및 국립·도립급의 지명도 있는 공연들을 단시간에 보는 호사를 누렸다.지역 예술단체와 배우들에게도 그에 버금가는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더 깊은 열정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보여줄 것이라 생각된다.월화전은 긴 호흡으로 지역문화를 일구는데 일조하고자 기획됐다.대내외적으로 강릉의 문화적 저력을 보여주는 가치가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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