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돈설 강릉문화원장
▲ 최돈설 강릉문화원장
백두대간 영봉에서 시작된 2018년 동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지구촌 젊은이들은 열전 17일간 감동의 대하드라마를 썼고,도민들은 강원도만의 희토류를 만든 작가였다.우선 동계올림픽 유치에 300만 도민이 합심하여 출사표를 던졌고,폐회식까지 무려 6334일의 긴 여정을 달려왔다(Long-run).2000년 10월24일 동계올림픽 유치를 신청하면서 대장정은 시작됐고,그 길은 멀고 험난하기만 하였다.삭발투쟁이 있었고,장거리 버스대절이 있었고,간헐적으로 중앙정부와 맞닥뜨리기도 했다.시민들의 목표는 오직 한 가지,동계올림픽 유치와 수도권과 강릉을 이어주는 희망의 사다리를 요구하였고,마침내 기반시설과 KTX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둘째,올림픽 흥행은 당초 예상과 달리 흑자 올림픽을 이뤄 홈런(Home-run)을 기록했다.25일 열린 폐회식까지 12개 경기장과 평창올림픽플라자,강릉올림픽파크를 찾은 누적 관람객은 모두 141만1146명에 달했다.특히,조직위는 후원 기여금 목표 9400억 원 대비 118.3%에 달하는 1조1123억 원을 확보했고,올림픽을 앞두고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1500여 종의 라이선스 상품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메달리스트에 수여한 ‘어사화 수호랑’과 ‘장원급제 수호랑’은 일찌감치 물량이 소진됐다.성화봉 모양을 한 기념 볼펜은 품귀현상까지 빚었다.

또 경기는 어떠했는가.선수들의 아름다운 장면은 장대한 인간드라마를 쓰게 했다.윤성빈은 스켈레톤 종목에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초로 금메달을 거머쥐며 관객과 국민에게 가슴 벅찬 설날 세배를 올렸고,500m 쇼트트랙에서 은메달을 박탈당한 20세 최민정은 억울함을 참고 오기와 집념으로 주종목에서 코너 부스터를 가동해 금메달의 쾌거를 이룩했고 ‘영미 신드롬’을 일으킨 컬링은 세계 상위 그룹을 차례로 격파하며 은메달의 금자탑을,빙속 여제 이상화 역시 빛의 속도로 달리며 세계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이외에도 수많은 선수단,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않은 자원봉사자들,차량 부제를 지키며 시장 통에서 과일을 파시던 할머니와 상인들,교통정리에 애써주신 경찰관과 봉사자단,박수를 보내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주던 시민과 어린 꼬마들의 구김살 없는 모습은 이번 성공 올림픽의 일등 공신들이다.

마지막으로,올림픽 경기장 사후관리 문제는 아직도 국민 모두가 함께 더 달려야 할 숙제다(Let’s-run).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경기장 사후활용 프로그램은 강원도가 풀어가야 할 가장 큰 청구서다.5대양 6대주의 지구촌 시민들이 즐겼지만,3월 패럴림픽이 갈무리되면 냉정하게 주판알을 튕겨야 한다.잔치가 끝나면 누군가는 지갑을 열어야 한다.강원도 13개 경기장의 사후활용 콘텐츠가 아직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표현이 그렇지만,중앙-지방정부의 샅바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다.강원도는 정연한 논리로 중앙정부를 잘 설득해 올림픽이 남긴 유·무형의 유산(Legacy)을 선대에 이어 당대·후대에도 빛나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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