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직 한국관광공사   강원지사장
▲ 박병직 한국관광공사 강원지사장
1950년 한국전쟁으로 분단되기 전 한반도는 물류와 사람의 이동이 자유로웠다.비록 일제강점기였지만 남북종단철도의 개통은 관광객의 이동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1904~1906년 경의선(518.5㎞)이 개통됐으며 1910~1914년 경원선(223.7㎞),1924~1941년 금강산선(116.6㎞)이 개통됐다.지금부터 100여년전인 1916~1917년에 러시아 관광객 6600명이 북한의 금강산을 방문한 기록은 매우 흥미롭다.금강산선의 개통으로 금강산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는데 1934년에는 3만3710명(이중 조선인 1만8270명,일본인 1만5241명,기타 외국인 199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6·25한국전쟁 발발에 군사분계선(DML)을 기준으로 비무장지대(DMZ)가 생기면서 남북관계는 오랜기간 단절됐다.남북 분단이후 북한 역대정권의 관광 변천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유익하다.1948~1994년까지 김일성 통치기간에는 체제선전위주의 관광이 주목적이었다.이 당시 북한은 국가관광총국,조선국제여행사 설립과 세계관광기구(UN-WTO)에도 가입했다.우리정부는 여러 차례 북한에 금강산 관광개발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관광을 체제위협요인으로 간주해 거절했으며 개방에 폐쇄적이었다.1994~2011년 김정일 시대에는 심각한 경제난 돌파를 위해 금강산과 개성관광을 남측에 개방했다.그러나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에 의한 금강산 관광중단과 같은해 11월 개성관광 중단으로 남북관광은 암흑기에 접어들게 되었다.2011~2018년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 순안공항,마식령 스키장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도보여행,대동강 맥주축제,경비행기관광,승마,골프,크리스마스 관광 등 관광객의 취향을 고려한 다수의 관광상품이 등장한 것이 특징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악화됐던 남북관계는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고 평화올림픽으로 개최됨에 따라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지속가능한 한반도 통일관광 모형 구축을 위해서는 북핵문제의 해결과 상호 ‘윈-윈’(Win-Win)이 되는 대화와 협상이 이뤄져야한다.아울러 남북간 신뢰구축에 의거 기존 합의 시행 후 중단된 금강산,개성관광,백두산관광 등 남북관광사업의 우선 정상화가 중요하다.다음으로 남북한 관광교류협력의 점진적 확대,최종단계에서는 관광객의 자유로운 왕래가 보장되는 한반도 통일관광시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에 북측 방문단의 올림픽 참가로 일시적이지만 한반도의 육·해·공 루트가 열린 것은 상당히 의미가 크다.이것은 미래의 한반도 통일관광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안타깝게도 한반도는 반도국가지만 북쪽 루트가 막혀 있어 관광객의 이동은 항공기와 선박으로만 가능하다.2016년 한국의 인바운드관광객은 1723만명,2017년은 사드의 영향으로 29% 감소한 1333만명을 기록했다.홍콩의 경우 서울면적의 1.8배에 불과하고 인구 720만명의 작은 섬이지만 연간 관광객 6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일본도 역시 섬나라지만 지난해 3000만명에 가까운 외래관광객을 유치했으며,2030년 6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조성된 평화무드를 한반도 평화관광으로 연결했으면 한다.남북 상호 연계 관광이 실현되면 외래관광객 5000만 이상을 유치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또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남·북·러 및 남·북·중 연계관광을 만들어 한반도 평화관광시대를 열어야 한다.미래의 한반도 통일관광은 안전이 보장되고 지속가능성이 담보돼야 할 것이다.이러한 한반도 평화관광을 만들어 내는 것은 조직과 사람이다.앞으로 다가올 한반도 통일관광시대를 대비해 정부 및 지자체는 물론 민관이 협력해 북한관광전문가를 양성하고 관련조직 정비 및 로드맵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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