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지성과 민주주의 확대라는 세계사적 흐름을 거역한 시진핑의 오만과 뻔뻔함이 놀랍다.중국몽(中國夢)의 실현을 위해서라는 중국 관영매체들의 주장에 이르러서는 기가 막힌다.측은하고 안타깝기까지 하다.권력과 언론(?)이 야합,중국을 ‘1명의 절대 권력자가 통치하는 전제군주의 나라’로 만든 것이다.한족을 비롯해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14억 명의 중국인을 하루아침에 신민(臣民)으로 전락시킨 중국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의 결정을 후대 사가들은 어떻게 기록할까.역사적 수치!

중국 시진핑주석의 장기집권 시나리오는 그가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One road)를 주창할 때부터 예견됐다.시 주석은 2013년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을 밝히면서 2049년까지 35년 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내륙과 해상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완성하겠다고 했다.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가 통치체계가 필요하다.1인 독재체제 구축이 그 것.시 주석은 국내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후계자 격대(隔代) 지정,7상8하(67세 유임 68세 퇴임) 원칙을 파기한데 이어 지난 11일 열린 전인대에서는 2연임(10년) 제한 규정을 폐기하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시진핑 1인 천하 시대 개막이다.

시진핑의 폭주에 전 세계 민주진영이 경악하지만 통제장치는 없다.중국의 학자와 지식인들의 탄식과 분노도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그들의 경고는 단호하고 노골적이다.작가 라오구이(老鬼)는 “마오쩌둥의 종신집권은 개인독재로 흘렀고,중국을 암흑시대로 몰아넣었다”며 시주석의 행태를 우회 비판했고,물리학자 허쭤슈는 “더많은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더 큰 과오를 저지르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런 비판에도 시진핑의 종신집권 시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집단지성이 아닌,집단 광기가 번득이기 때문이다.그 결말은?진시황의 분서갱유와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시주석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에서는 같은 냄새가 난다.수백,수천만 명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인권탄압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이다.멀지 않아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중국에서 들려올 것 같다.37년 만에 권좌에서 쫓겨난 무가베 짐바브웨 전 대통령의 모습이 시 주석과 겹쳐진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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