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파괴’라는 올림픽의 어두운 얼굴
가리왕산 훼손 작품으로 표현

▲ 양아치 작 ‘가리왕(Tree man)’
▲ 양아치 작 ‘가리왕(Tree man)’
강릉에 모인 세계 23국의 60여 작가들은 ‘악의 사전(The Dictionary Of Evil)’이라는 주제로 각자가 목격한 시대의 화두를 던졌다.특히 일부 국내작가들은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훼손된 가리왕산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여 국내외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양아치 작가 ‘가리왕(Tree man)’

양아치 작가는 ‘올림픽’이라는 새로운 약속이 생기면서 기존에 유지됐던 생명 보호의 약속이 무너졌다는 점에 주목했다.출품작 ‘가리왕(Tree man)’은 실제 가리왕산의 일부를 담은 영상작업과 설치작업으로 구성됐다.작품은 생명이 가득한 가리왕산에서 태어난 ‘트리맨’이 인간의 욕망으로 자행된 환경과 생명파괴를 통해 가장 강렬한 악의 얼굴로 변화하는 모습을 담았다.양아치 작가는 “작품을 통해 또 발생할 유사한 문제들에서 과거의 문제를 답보하지 않고 기존 가치와 새로운 가치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해민선 작가 ‘지워지는’

이해민선 작가의 출품작 ‘지워지는’에는 가리왕산의 나무,멸종 위기 동물,여성 등 역사가 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약자들에 초점을 맞췄다.피사체들은 거칠고 구겨진 돼지 사료포대를 캔버스 삼아 그려진다.기름기가 있는 사료포대에 유성펜으로 그려진 존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뭉개지고 사라지며 알파인 스키장 건설로 인해 사라진 가리왕산의 나무들을 연상시킨다.이해민선 작가는 “권력을 가진 강자가 약자를 일방적으로 지워버리는 역사들을 작품으로 표현했다”며 “특히 단 며칠 간의 경기를 치르기 위해 베어진 500년 된 가리왕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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