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왜 이러지?온전한 구석이 한 군데도 없네”.요즘 어디에서나 누구든 내뱉는 말이다.신문지면이나 TV 화면도 마찬가지.신문 헤드라인과 방송뉴스가 겹치며 짜증나는 소식을 전한다.‘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수사’,‘안희정 성폭력 3차 피해자 있다’,‘미투,안전지대 없다’ 등 불쾌하고 소름끼치는 내용뿐이다.온갖 해괴한 짓거리가 우리사회를 짓누르며 숨통을 조인다.그런데도 반성하고 참회하는 이들은 드물다.주장과 반박,재반박만 있을 뿐 스스로의 허물을 인정하지 않는다.참 해괴한 세상!

30여년 전,고 김수환 추기경은 당시의 세태를 개탄하며 천주교를 중심으로 ‘내 탓이오’ 캠페인을 벌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당시 천주교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 ‘네 탓’ 공방을 벌이지 말고 ‘반성부터 하라’고 주문했다.불교에서 가르치는 하심(下心) 즉,굴기하심(屈己下心)이다.이말은 항상 자기의 허물을 발견하고 인내하며 참회하라는 뜻이다.맹자 또한 ‘이루 상’편에서 “행하여도 얻지 못하거든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을 구하라(行有不得者皆反求諸己)”고 했고,공자는 “군자는 허물을 자신에게서 구하고,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君子求諸己,小人求諸人)”고 했다.‘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반구저기(反求諸己)의 유래다.

기독교과 불교,천주교,원불교,유교,천도교,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이 지난해 ‘(사)답게살겠습니다 운동본부’를 발족시켰다.‘정치인답게,학자답게,선생님답게,법조인답게,의사답게,학생답게…’ 등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공공 캠페인이다.이 캠페인은 ‘내안의 부조리부터 정화하자는 운동’으로 내 안의 양심을 밝히고 직무를 다하자는 것이다.그러나 우리사회는 여전히 ‘00답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제(14일) 뇌물수수 등 스무 가지가 넘는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이에 앞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력 혐의로 입건되고,우리사회 각계각층의 유명인들이 미투 운동에 걸려들었다.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속죄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이 같은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지 모르겠다.우리 모두 도둑·부패공화국,개인주의,무한경쟁,양극화,격차사회,쪼개진사회에 살고 있으니….‘내 탓이오’하며 ‘00답게’ 사는 세상은 언제쯤….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