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자 원주환경청장
▲ 박미자 원주환경청장
“물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어느 곳을 가서 수도꼭지를 틀더라도 물이 잘 나오는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의아한 질문일 수 있다.하지만 최근 며칠사이 비가 내려 급한 불은 껐을 수 있으나 아직까지도 먹고,농사 짓고,공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물이 부족한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피부로 느껴지는 질문일 것이다.아직도 물을 마음만 먹으면 만날 수 있는 쉬운 자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판이다.기상청의 수문기상 가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거의 매년 가뭄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이러한 피해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며,상당수의 ‘물 기근 국가’에서는 물 부족으로 인해 더욱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세계 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의 공동 모니터링 프로그램인 JMP(Joint Monitoring Program)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10명 중 3명은 집에서 안전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10명 중 6명은 위생 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되며,이로 인해 매년 5세 미만의 어린이 약 36만 명은 설사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돼 2025년에는 물 부족 영향 국가가 48개국,28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처럼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물 부족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UN에서는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으며 올해 공식 주제는 ‘물의 미래,자연에서 찾다(Nature for water)’이다.

우리가 직면한 가뭄,홍수,또 물과 관련한 질병 등 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하나인 자연을 어떻게 보호·보전하고 슬기롭게 이용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로 물의 순환을 이루고 국토이용도 자연성을 회복하는 방향과 모든 것을 함께 바라보는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의미의 주제인 것으로 생각된다.정부는 2018년 1월 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 3차 전체회의에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 누리는 생명의 물’이라는 국가 통합물관리 비전을 발표했다.이는 지속가능한 국토환경 조성을 위해 인간과 자연을 함께 고려하는 물관리 정책의 가치를 강조한 것으로 앞으로의 우리가 물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강원지역 또한 물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북한강 상류의 풍부한 수자원이나 높은 지하수 함양량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강수량 감소 등으로 인한 영동지역의 가뭄이 심화되는 등 물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쪽에 치우친 수자원을 배분해 상습 가뭄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누수저감 및 하수재이용 등 관련 인프라 확충 및 선진화가 필요하며,이웃 지역 간의 상생 협력을 통해 물의 자연스러운 순환을 유도하고 합리적 국토환경 이용을 위한 통합적 시각을 갖는 것이 천혜의 자연 자원을 보유한 우리 지역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일 것이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 번 물과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우리가 직면한 많은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만이 물의 순환을 회복시키고 우리의 건강과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우리 모두가 자신을 되돌아보고 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그 작은 노력들을 실천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