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호 한국자료분석학회 부회장

▲ 최봉호 한국자료분석학회 부회장
▲ 최봉호 한국자료분석학회 부회장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개념이란 동일 속성을 가진 대상들로부터 추상한 일반화된 관념이라고 정의된다.이것을 언어화하면 개념이란 보편성을 갖는 단어가 될 수 있다.간단히 말해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지는 보편적인 윤리와 상식적 정서,생각 및 행동양식이다.개념을 통한 파악이라는 것은 내 앞에 주어진 대상들을 그 특성에 따라 구분 짓는 것이다.내가 현재 있는 시간과 공간 가운데 펼쳐진 세계는 여러 사물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이미지로 우리의 감각 기관에 주어지는데 이 이미지들 속에서 각 개념들을 통해 하나씩 경계 짓고 분간해 간다.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우리는 점차적으로 이 세계의 사물들을 구분 지을 줄 알게 되고 그 속에서 사물들 간의 질서와 관계도 이해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수년전까지 성적 희롱(sexual harassment)이란 개념이 없었다.물론 성적 폭력(sexual violence)이란 개념은 존재했다. 요즘엔 성적 희롱이란 개념이 보편화되어 조심스럽다.그러나 사람마다 성적 희롱에 대한 개념이 달라 여전히 다툼이 많다.시산제를 마치고 하산해 막걸리를 수 통 비웠다.버스를 타고 오다가 버스가 잠깐 흔들렸다.남직원이 우연히 여직원 좌석으로 넘어졌다.엎어진 김에 한마디 했다.“참,이쁘시네요!” 다음 날 전화벨이 울렸다.인사과 직원이 “어제,산에 갔다 오다가 무슨 일이 있었어요?” 물어보는 전화였다.“큰일 났어요.성희롱 당했다고 정식으로 접수했어요.” 그런 일이 있었나? 그러나 변명의 여지가 없다.할 수 없이 전도가 창창한 남직원을 지방사무소로 전보시킬 수밖에 없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개념이 달라 낭패 본 사례도 많다.베트남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결혼중개소에 신청할 때 직업을 적어내야 한다.민박집 운영이라고 썼는데 베트남에는 민박집이 없다.민박집을 설명하다 이해가 안 되니까 그만 호텔을 운영한다고 했다.상대방은 호텔을 운영하는 부자와 결혼하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 시골의 허름한 민박집을 보니까 그만 꿈이 깨지게 되었다.개념의 차이로 큰일이 벌어진 것이다.그만큼 개념 정의가 중요하다.

최근 미투(#MeToo) 운동이 한창이다. 권력형 갑질에 대한 항거이다.남성과 여성 간 권력의 불균형에 대해 이제까지는 그러려니 등한시 한 면이 많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남자들은 개념이 없었다.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지는 보편적인 윤리와 상식적 행동양식이 부족하다는 말이다.따라서 개념이 없는 사람들은 자기가 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정리하자면,개념이란 우리의 의식 속에 구성된 인식의 틀이며 우리는 그것을 통해 세계를 파악해 간다.그 개념은 각 사물들이 가진 보편적인 특성을 파악하려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대상에 상응하여 살아 움직인다는 점에서 생동하는 우리 의식의 활동성인 것이다.감정은 자기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지만,이성은 개념화하는데 그 본질이 있다.이성적인 사람들은 개별적인 것을 묶어 범주화를 하고 개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남성들이여! 이성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개념을 확실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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