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영 강원대총장 인터뷰
‘구성원 단합’ 기본 시스템 정비
학과·단과대학·교육과정 개편
통일한국 중심대학 구체적 접근
지자체 연계 고등교육 수준 향상
“강원도 발전 계기 만드는 대학,
지금까지와 다른 구조 개혁 진행”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보고서 제출이 지난 27일 마감됐다.모든 대학들이 사활을 걸고 준비했지만 지난 1주기 평가 때 거점국립대학 유일 하위등급을 받은 강원대의 경우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다.2016년 6월 취임 이후 줄곧 대학 경쟁력 강화에 나선 김헌영 총장을 27일 총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오늘(27일)이 보고서 제출일이다.개교 이래 가장 어려울 때 취임해 오늘을 위해 달려왔는데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1주기 평가 때 하위등급을 받은 이후 전임 총장이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진 위기 상황에서 총장이 됐다.저에게 맡겨진 첫번째 소임은 하위등급 탈출이었다.대학의 기본적인 철학이나 역할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학 안정화가 가장 큰 과제였다.2016년 6월 취임해 그 다음달 2017년 재정지원 제한 해제 평가 컨설팅,1년 후에 2018년도 재정지원 제한 해제 컨설팅을 준비해야 했고 이달까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 대비해야 했다.이번 진단 평가는 아주 중요한 의미다.평가를 잘 받아서 강원대가 완전히 정상화됐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전혀 다른 대학이 됐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준비 과정을 소개한다면.

“구성원들의 단합을 기본으로 시스템을 바꾸고 외적으로 대학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그 중에서도 구조를 혁신하는 일에 집중했다.대학의 가장 기본 단위인 학과와 단과대학을 4차 산업혁명시대 외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구성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이기 때문에 교직원은 물론 학생들까지 의견을 수렴하는 숙의민주주의 과정을 거쳤다.두번째는 교양·전공수업 교육과정을 우리가 추구하는 핵심역량에 맞게 개편했다.또 지난 1주기 평가 때는 우리가 자료는 다 가지고 있는데 이를 정리하는 일이 부족했다.이번에는 모든 교직원이 하나가 돼 각 학과에서는 학과에서 추진했던 일들을 모으고 대학본부는 본부 나름대로 정보를 확보하고 추려냈다.모든 구성원들이 ‘대학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움직였다.”

-캠퍼스 별 경쟁력 격차가 크다는 점이 강원대의 약점이다.극복 방안은 있는가.


“지난 2006년 통합 이후 캠퍼스 간 불균형이 있었다.이 점이 제가 총장이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이제 12년이 지난 만큼 각 캠퍼스를 특성화 전략으로 육성해 하는 것이 중요하다.춘천캠퍼스는 거점국립대 위상에 맞게 기초학문 중심대학으로,삼척캠퍼스는 에너지산업 특성화 대학으로,도계캠퍼스는 보건중심대학으로 각각 특성화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현재 상당히 균형있게 추진되고 있다.취업률은 삼척,도계캠퍼스가 오히려 춘천캠퍼스를 상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강원대가 전국거점국립대 취업률 1위를 차지하는 데 삼척,도계캠퍼스의 역할이 컸다.취임 전에는 집단 이기주의로 인해 캠퍼스 간 트러블이 있었다.하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위기를 극복하자는 마음으로 잡음 없이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임기 절반이 지났다.남은 2년 간 계획이 있다면.

“이번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가 아주 좋은 계기가 됐다.2016년부터 하위등급 탈출을 위한 컨설팅을 해마다 준비하면서 대학의 모든 자원을 평가하고 진단할 수 있었다.지금부터는 조금 다른 구조개혁을 진행하려 한다.대학의 기본역량이 증대될 수 있는,명문대학 도약을 위한 대학 자체의 변화를 준비할 때다.지난해 거점국립대학들 중 강원대가 재정지원사업을 가장 많이 수주했고 올해도 성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각종 사업과 교양·전공수업,교수학습,비교과과정,평생학습 등을 정착시키고 학교 시스템을 정비,다시는 위기가 찾아오지 않도록 내적으로 다지는 시간을 갖겠다.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강원대를 전국 최상위 거점국립대로 만들어 남들이 모두 다 인정하는 대학으로 탈바꿈하겠다.”

-통일한국 중심대학이 비전 중 하나다.대내외 여건이 기존과 달라졌는데 비전 실현을 위한 대안이 있다면.

통일한국 중심대학을 강원대의 비전으로 삼을 때만 해도 남북관계가 이 정도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오히려 핵,미사일 실험으로 더욱 악화됐던 때다.하지만 거점국립대학으로서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통일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준비 없는 통일은 오히려 대한민국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그렇다면 그 역할은 유일한 분단도인 강원도의 거점국립대학이 맡아야 한다.올해 들어서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면서 우리의 비전을 빨리 실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그동안 통일문제를 멀리 떨어진 개념으로 치부했는데 이제는 북한의 고등교육 수요라던가 면역체계,DMZ 활용문제 등 구체적인 주제를 잡고 접근하려고 한다.”

-대통령 발의 개헌을 보면 정부는 지방에 자주권을 부여했다.이에 맞춰 지역대학의 역할도 달라질 것 같은데 전망은?

“지역대학 설립 목적 자체가 지역 발전을 위해서다.그동안 수도권 집중으로 지역과 지역대학은 소외됐다.우리나라가 균형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가 지역대학이어야 한다.4차산업혁명 시대다.빅데이터,인공지능 개념을 차치하고 4차산업혁명은 세상의 변화가 아주 빠르고 범위가 너무 넓어 예상하지 못한다는 게 특징이다.도저히 사회가 이에 맞춰 대비할 수 없는 속도다.이 때 대학이 사회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어떤 인재를 배출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무엇보다 국립대학은 지자체와 연계해 고등교육의 수준을 높이고 고등교육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끝으로 강원도민들에게 한 마디.

“최근 몇 년 간 강원대가 교육부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 실망이 컸을 것이다.‘강원대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대학이었냐’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이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한다.강원도 발전 계기를 만들어 내는 거점국립대학이 되겠다.” 정리/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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