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재철 강원교총 회장
▲ 서재철 강원교총 회장
나는 최근 지방 선거를 앞두고 모 방송사의 기자와 짧은 인터뷰를 가지면서 어떤 교육감이 선출되기를 바라는가하는 질문을 받았다.개인적으로는 교육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분명한 철학적 소신을 갖춘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우리의 선거 제도로 볼 때 나의 작은 소망은 허망한 꿈에 불과할 수도 있다.선거제도가 갖는 유혹 때문에 포퓰리즘으로 흐를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강원도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 학생들이 된다.교육은 그 효과와 피해가 눈에 보이는 것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볼 때 오랜 시간을 요한다.

교육 포퓰리즘의 문제는 임기응변식의 단기 처방 위주의 교육정책으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물론 교육의 효과를 빨리 보기 위한 단기 처방도 필요하다.그러나 교육의 본질은 피상적인 변화보다는 본질적인 변화가 요청된다.예를 들면 일전에 자살 예방 교육에 관한 교육부와 강원도교육청의 대책을 보면서 단기 처방 위주의 매뉴얼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현재의 교육정책이 물리적 소극적 처방이라면 여기에 인간의 변화라는 교육 본질적인 적극적 처방이 수반돼야 한다. 물리적 처방이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줄이는 것이라면 본질적·화학적 처방은 건강한 내부의 면역 체제를 형성하는 것이다.단기 처방은 학교 안에서의 자살은 막을 수 있지만 한 인간의 평생을 보장할 수는 없다.건강한 자기 정체성을 갖추도록 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 인간의 삶이 보장될 수 있다.건강한 자존감이야말로 궁극적인 처방전이다.나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발견하고 깨달을 수 있는 교육이 돼야 한다.이를 위해 학생 스스로 참여하는 봉사 활동이 강조돼야 하고 인간관계를 촉진하는 이해와 감사의 마음이 교육활동을 통해 체험돼야 한다.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교육 정책은 하나의 나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보고 나무를 보는 것을 의미한다.다시 말하면 전체를 보고 그 안에서 개별 정책이 추진돼야 함을 의미한다.예를 들면 일전에 우연한 계기로 영어교육과정에 대한 연수를 받으면서 발견하게 된 것은 강원도교육청의 영어교육 시스템이 행정 지원 시스템 측면에서 재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교과로서의 영어교육과 국제교육은 분명히 그 개념이 다른 것으로 영어교육은 당연히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맡아야 한다.전체 교육과정이 목표로 하는 융합형 인재의 핵심 역량을 기르려면 전체 교육과정의 틀 속에서 영어교육이 다루어져야 한다.

우리가 소망하는 교육 지도자는 미래를 보고 일을 추진하되 꿈이 아닌 길을 보여주는 지도자이어야 한다.길을 보여주는 지도자는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실천으로 다져진 꿈은 꿈(dream)이 아니라 비전(vision)이다.비전은 추상적인 것이 아닌 눈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실천계획과 열정을 의미한다.우리의 교육 목표는 눈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실천 목표이어야 한다.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천 계획과 그 길을 보여 줄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이어야 한다.교육의 본질은 학습과 사유 그리고 실천이 조화를 이룰 때 양질의 교육이 성취될 수 있다.‘논어’의 한 구절을 빌리면 배우기만 하면 어둡고,생각만 하는 것도 위험하다.또한 배움에는 항상 실천이 수반돼야 한다.머리로 실천하는 것이 사유라면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행동이다.사유와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교육은 공염불에 불과하다.깊이 있는 사유와 비전으로 교육의 길을 보여주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지도자가 우리의 교육감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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