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선 전 춘천 석사초 교장
▲ 김학선 전 춘천 석사초 교장
지난 달 17일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처음으로 노인의 인권침해와 그에 대한 국민의 의식을 조사한 ‘노인인권 종합보고서’를 펴냈다.보고서에는 노인을 보는 시선들이 급속도로 싸늘해지고 있다는 이야기와 인터넷 공간에는 노인을 경멸하는 언어가 넘쳐난다고 하면서 청년 56%가 자기들의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고,노인복지가 늘면 늘수록 자기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이 77%라 하면서 이는 경노(敬老)가 아닌 혐노(嫌老)가 되고 있지 않나하는 걱정을 감추지 않았다.

연구를 맡은 원영희 한국 성서대 복지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 겪을 상황에 대해 현재 노인들보다 더 걱정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를 그대로두면 노화 공포증이 이 사회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 하고 있다.나이 들수록 염치가 사라지고 잇속만 챙기는 식의 ‘나이가 벼슬이던 시대’는 지났기에 경륜과 식견 그리고 실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허튼소리나 잔소리가 되어 꼰대소리를 면할 수 없다.

생물학자인 국민 생태원 원장 최재천 교수는 100세 인생에서 전반기 50년은 번식기이며 그 후 50년은 번식후기로서 사람들은 번식을 멈추고도 수십년을 사는 별난 동물로서 60~65세에 은퇴한다고 볼 때 유년기+청년기+노년기를 합치면 인생 절반은 먹고 노는 상황이므로 퇴임하면서 무엇인가 일을 다시 시작해야하기에 인생 이모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따라서 인생 이모작을 위해 인생 전반기부터라도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보험연구원 연금전문가 양성과정 김태우 교수는 젊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은퇴하지 말고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인생 마일리지를 새로 쌓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돈을 조금은 덜 받더라도 판단력,네트워크,노하우를 살려 노인이 비교우위를 갖는 직종에 종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한번 쓰고 버리는 볼펜인생이 아니라 지식,잉크로 재충전해 쓸 수 있는 만년필인생을 만들어 당당하게 후반기 인생을 살아가야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퇴임하고 나면 일자리만 잃는 게 아니라 규칙적인 생활패턴 마저 흐트러지면서 삶에 방법까지 리듬이 깨지면 건강은 물론 우울증까지 걱정해야 하는 마당에 부인들은 남편이 퇴임하고 나면 졸혼(卒婚) 이라도 하고 싶다는 비율이 무려 56.8%나 된다고 했다.꼰대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컴퓨터로 정보 검색도 할 수 있어야 하고,신문을 읽고 세상의 흐름도 알아야하고,책을 읽어 젊은이들의 사고방식도 이해해야 하며,손 자녀와 소통하려면 무엇인가를 줄 수 있는 것들을 마련해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빨리 알아 차렸어야 했었는데.

이제라도 봉사를 위한 경제활동이라도 일을 해야 하며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가족과 함께 적당한 휴식이나 취미생활도 삶의 일부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라면 투자와 노력이 있었어야 하거늘 오늘도 성치 못한 몸 뒤척이다 하루해가 또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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