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는 책 ‘쎄느강은 좌우로 흐르고 한강은 남북으로 흐른다’에서 한국사회에는 탁류가 흐르고 그 탁류는 세가지 냄새 즉 ‘공격성마저 띤 뻔뻔스럼,약삭빠른 냉소,절망과 체념의 신음소리’를 낸다고 말한다.저자는 팍팍한 현실을 말한 것일텐데 나는 이 글을 보면서 독설과 비하의 언어인 막말을 떠올린다.막말 방송인의 아이콘이었던 김구라의 방송에서 공격성 뻔뻔함 냉소의 불편함을 간간히 느꼈던 까닭이다.물론 지금 김구라의 언어는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다.국민들의 준엄한 꾸짖음을 채찍삼았던 근신과 자기조절이 그를 정제시켰다.

막말을 단순하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사회의 언어 습관은 아이들에게 걸러지지 않고 흡수된다는 사실때문이다.언어의 탁류가 사람들의 정신 또한 탁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극히 경계한다.우리가 품격있는 언어를 어느 순간에도 포기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책 라틴어수업은 ‘언어는 사고의 틀이다.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수평성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를 쓰는 로마인들이기에 그들은 사고와 태도에도 존중과 배려가 베어있다’라고 말한다.

성성능언불리금수(猩猩能言不離禽獸)라는 말은 성성이는 사람같이 말하지만 짐승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뜻이다.걸러지지않은 상스러운 말은 금수의 말과 다름없다.정치가들이 선동가가 되어야한다는 잘못된 책임감을 갖게되면 말이 거칠어지고 공격적이 되면서 모르는 사이에 성성이화 되어간다.버릇이 나쁜 혀는 버릇이 나쁜 손보다 더 나쁘다는 말이 있다.막말정치하면 혹여 자신이 언급되는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하다.구성원의 신뢰를 담보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경찰의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수사에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경찰을 싸잡아 비난했던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경찰들의 ‘18원 후원금’ 공격을 받고있다.18원 후원금은 탄핵반대의원들에게 국민들이 항의의 표시로 보낸 후원금을 비롯,숫자 18이 욕설과 발음이 같다는 점에서 응징과 분노를 표현할때 쓰인다.홍준표 장제원등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막말이 몇 년 공들인 정치인들의 운명은 물론 대한민국의 정치판세를 바꿀 핵무기가 되어가고있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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