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가 주는 놀람과 공포는 영화를 관람하지 않으면 피할 수 있겠지만,일상생활 속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유감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지난 주말 집안에 행사가 있어 시골에 다녀왔다.요즘은 농촌지역의 도로도 확포장이 잘 되어 고속도로만큼이나 쾌적한 교통 환경을 제공한다.기분 좋게 달리다가 급커브지역이나 횡단보도 설치지역에서 여러 번 깜짝 놀랐다.그런 장소에 경찰모형의 인형을 설치해 놓은 것이다.경찰모형도 실제 사람크기의 마네킹부터 경찰모형을 인쇄한 패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실제 경찰이 안전사고 위험 지역마다 배치되어 24시간 안전지도를 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도 모르는 바 아니고 안전사고를 방지의 효과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도 모르는 바 아니다.하지만 갑자기 운전자의 시야에 툭 튀어나오는 사람모형은 나처럼 무서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공포체험의 현장이다.인적 드물고,차량통행도 없는 비 내리는 밤길을 혼자 운행하다가 갑작스럽게 이런 모형을 보게 된다면,크게 놀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모쪼록 관련 당국에서는 교통사고 예방이나 작업구간의 사고예방을 위해 도로에 설치해 놓은 이런 모형들이 운전자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이로 인해 사고위험을 높이는 일은 없을지 재고해 주길 바란다.개인이 가지고 있는 공포에 대한 지나친 민감성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만에 하나라도 이런 구조물로 인해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한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이런 등신모형 설치는 반드시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정준호·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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