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전력 SK가 근소 우위, 최근 기세는 DB가 상승세

▲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경기.DB 버튼이 연장으로 가는 동점 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2017.12.12
▲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경기.DB 버튼이 연장으로 가는 동점 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2017.12.12
8일 개막하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에서 맞붙는 원주 DB와 서울 SK의 대결에 대해 전문가들도 대부분 예상하기 어려운 '백중세'를 전망했다.

개막 전 '약체'로 꼽힌 DB는 예상을 뒤엎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데다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에서도 안양 KGC인삼공사에 3연승을 거두는 등 최근 무서운 기세를 뽐내고 있다.

이에 맞서는 SK는 정규리그 2위로 4강에 직행, 전주 KCC를 3승 1패로 따돌리고 챔피언결정전에 합류했다.

1999-2000시즌 이후 18년 만에 챔피언에 도전하는 SK는 DB에 비해 두꺼운 선수층이 강점이다.

시즌 개막 전 샐러리캡 소진율에서도 SK는 98.22%(22억5천900만원)를 소진해 2위에 오른 반면 DB는 73.86%(16억9천880만원)로 최하위에 그쳤을 정도로 선수 구성에서는 객관적으로 SK가 앞선다.

역시 2007-2008시즌 이후 10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DB는 최근 급격한 상승세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주성(39)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응집력이 돋보인다.

또 지난 시즌에 비해 일취월장한 두경민과 이번 시즌부터 합류한 디온테 버튼 등의 활약이 더해지면 통합 우승에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백중세라는 전망 속에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SK가 다소 앞서나,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4승 2패로 오히려 DB가 우위를 보였고 최근 상승세가 매섭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공통으로 지적했다.


◇ 김동광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어디가 우세하다고 얘기하기 쉽지 않을 정도의 50대 50이다. 다만 SK는 선수들의 기량이 전체적으로 고르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최준용이 4강 플레이오프에서 발목을 약간 다쳤으나 신인 안영준이 맹활약하고 있어서 공백이 크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이에 맞서는 DB는 역시 요즘 기세가 너무 좋다. 두경민이 워낙 컨디션이 좋고 디온테 버튼의 활약도 특히 SK를 상대로 뛰어났다.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 DB 로드 벤슨과 SK 제임스 메이스가 비긴다고 보면 SK가 버튼을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두 팀 모두 속공에서 파생되는 공격을 즐기는 팀인데 어느 쪽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농구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다. 매우 재미있는 경기가 예상되며 1차전을 해봐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본다.

◇ 김진 전 LG 감독= 백중세다. SK는 국내 선수들의 득점 루트가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고, 높이에 대한 부분도 메이스가 들어오면서 어느 정도 만회가 됐다. 다만 메이스가 지난 시즌 LG에 있을 때도 벤슨을 상대로 경기가 잘 안 풀리면 격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점을 조심해야 한다. DB는 최근 상승세로 특히 국내 선수들의 자신감이 크게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역시 이 팀은 두경민과 버튼이 막혔을 때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김주성과 윤호영 등 베테랑들이 고비 때 역할을 해줘야 한다. SK가 부상으로 인해 시즌 막판에 복귀한 김선형의 몸 상태가 올라왔고, 가용 인원도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인 반면 DB는 버튼의 안정감이 돋보이고 1, 2차전을 홈에서 하기 때문에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기 유리하다. 초반 분위기 싸움에서 어느 쪽이 기선을 잡느냐에 따라 시리즈가 좌우될 것이다.

◇ 이상윤 상명대 감독 겸 IB스포츠 해설위원= 쉽게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 먼저 DB는 벤슨이 4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정규리그 때보다 더 강력한 골밑 지배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두경민과 버튼이 이끄는 외곽도 한참 물이 올랐다. 하지만 두경민, 버튼이 안 될 때 무리한 플레이가 나온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 둘은 슛이 안 들어가면 빠른 타이밍에 슛을 시도하면서 경기 흐름이 급격하게 상대에게 넘어갈 때가 있다. 6, 7차전의 장기전으로 갈 경우 김주성과 윤호영의 체력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SK는 메이스가 들어와서 높이가 보강됐고, 팀 분위기도 괜찮다. 하지만 메이스가 반칙 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나왔던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객관적인 선수 구성은 SK가 낫지만, DB의 기세가 워낙 좋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기울 것인지 예상이 쉽지 않다.

◇ 조성원 명지대 감독 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SK가 다소 유리할 것으로 본다. 저는 사실 4강에서 KCC가 SK에 비해 유리할 것으로 봤지만 SK가 이기면서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왔다. 부상으로 빠진 애런 헤인즈의 공백이 우려됐는데 4강에서 메이스가 제 역할을 완벽히 해내면서 문경은 감독의 고민이 사라졌다. 물론 팀 분위기는 현재 DB도 엄청나게 좋지만 큰 경기 경험 면에서 SK 쪽에 점수를 더 줄 수밖에 없다. DB에서는 김주성, 윤호영 등이 고비에 팀을 끌어줄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할 능력을 지닌 국내 선수가 두경민 외에 딱히 없다. 반면 SK는 주전은 물론 벤치 멤버들도 풍부한 편이기 때문에 체력전으로 가더라도 밀릴 것이 없다. 초반 기 싸움이 중요하겠지만 여기에서 SK가 밀리지 않을 경우에는 유리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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