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끝나는 날까지 봉사의 책임을 다했다.올림픽이 끝나자 마음 놓고 치료를 시작했다.이제는 나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매일 반복되는 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 안혁춘 적십자봉사회 강릉지구협의회장
▲ 안혁춘 적십자봉사회 강릉지구협의회장
지난 해 올림픽 자원봉사자 등록을 기점으로 자원봉사자 교육과 각종단체 행사에 참여하고 적십자 봉사단원으로서 ‘빙상경기 개최도시 강릉’을 알리기 위해 서울,대전,대구,부산,이천 등 전국 방방곡곡을 달려왔다.또 지난해 2월 개최된 테스트 이벤트에서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성과는 대만족이었다.그리고 드디어 운명의 2018년 2월.올림픽이 다가왔다.적십자 봉사원 700여명을 인솔하는 적십자봉사회 강릉지구협의회장으로 올림픽 봉사대원 150명을 최종 확정해 각종 교육과 실전 연습으로 불철주야 일에 빠져있던 중 올림픽 개막을 한달 앞두고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

감기가 심한 것 같아 병원을 찾았지만 차도가 없었다.시간은 흘러만 갔고 급기야 음식 넘기기가 힘들어지고 밥을 거르기 시작하고 나서야 병의 심각성을 깨달았다.서울의 한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결과가 통보됐는데 놀랍게도 식도암 판정이었다.눈 앞이 캄캄해졌다.그러나 나는 다짐했다.올림픽이 끝나면 병원에 가겠다고.

마음 속으로 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올림픽 손님들 앞에서는 웃음지었다.그리고 올림픽이 끝나는 2월 25일까지 봉사의 책임을 다했다.올림픽이 끝나자 마음 놓고 암전문 병원으로 가 치료를 시작했다.이제는 나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항암치료와 매일 반복되는 방사선 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나의 사랑하는 가족들도 희생하고 있다.막내 아들은 대학교를 휴학하고 부모의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하고 둘째는 운영하던 커피숍을 매매하고 아버지를 간호할 계획이란다.가장으로서의 마음이 무겁다.꼭 암을 완치해 다시금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또 우리 봉사대원들과 함께 더 열심히 뛰어다니며 어두운 곳에 빛이 되고 싶다.

지금껏 모든 단체에 병명을 공개하지 않고 조금 아프다고만 했었다.그런데 보험청구 때문에 병명이 알려진 것인지 오늘도 위로 전화가 오고 있다.최근 고성에서 큰 산불이 발생했을 때 이재민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적십자 봉사원을 긴급소집해 이재민 구호품 300상자를 3.5t 트럭에 실어 고성산불 이재민에게 보냈다.내가 병원에 있기에 유지숙 총무부장이 발빠르게 뛰어다니며 일처리를 하고 있다.봉사정신이 투철한 적십자 가족 여러분에게 감사한 마음 뿐이다.올림픽 봉사에 끝까지 함께 해 주신 모든 적십자 봉사원들께 다시 한번 머리숙여 감사인사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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