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영향, ‘감자바위’ 옛말 아열대 시대 대비 서둘러야

지구온난화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그럼에도 대체로 먼 미래의 일처럼 여겨온 것도 사실이다.우려는 되지만 당장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일종의 ‘집행유예환상’과 유사한 인식이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지구온난화는 더 이상 내일의 일도 다음 세대의 문제도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지구온난화는 삶의 환경을 통째로 바꿔 놓는다.지난 10일 통계청이 내놓은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 현황’은 이 문제가 성큼 우리 모두의 당면과제 돼 있음을 말해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지난 40여 년 동안 1도 안팎으로 상승했다.그 결과는 한반도의 주요 작물 재배지역이 크게 북상한 것으로 실증됐다.이 같은 현상은 특정기간의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현상이다.현재 추세라면 10여년 뒤인 2030년쯤에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주요작물이 대변화가 올 것이라고 한다.이것은 이미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진행형의 변화다.

지금까지 감자,옥수수,고랭지채소가 강원도의 대표 작목이었다.그러나 최근 온난화 추세와 함께 강원도에서도 남부지방이 주산지였던 작물의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다.과거 영천을 비롯한 경북이 주산지였던 사과는 10여년 뒤에는 강원도가 주산지가 될 것이라고 한다.이미 정선의 경우 1970년 3.7㏊에 불과하던 재배면적이 2015년에는 141.8㏊로 38.3배나 증가했다.영월과 양구에서도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강원도 사과의 주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복숭아와 포도의 경우도 경기도와 충남의 재배면적이 줄어든 반면 춘천 원주가 주산지로 부상하고 있고,충북지역의 인삼은 홍천 횡성 원주 춘천이 새로운 주산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강원도와 각 시·군이 기후변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빠른 변화속도를 감안한 보다 전향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함을 보여준다.강원도는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이런 물류환경의 변화가 기후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교통의 변화에 따른 산업과 문화 또한 대 변화의 모멘텀을 맞았다.기후변화의 요소가 반영된 미래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기후변화 문제는 취사선택의 여지가 없는 절대 환경이다.강원도가 10년 앞으로 내다보고 선제적·단계적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강원도의 주요 작목 변화는 하나의 상징에 불과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여기에 수반될 총체적 변화에 대비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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