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라리 칠층석탑·꺼먹다리·화천댐 등 볼거리
소설가 김훈 명명 ‘숲으로 다리’ 수채화 풍경
토속어류·야생화·연꽃단지 가족 생태계 체험
붕어섬 입구서 신분증· 5000원 자전거 대여

▲ 화천북한강 산소 100리길 자전거코스 중 ‘원시림 숲길’ 구간
▲ 화천북한강 산소 100리길 자전거코스 중 ‘원시림 숲길’ 구간

“북한강 자전거길에서 봄을 타세요”


북한강 상류의 맑고 잔잔한 물길과 달달한 봄바람이 전국 자전거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도열하듯 늘어선 산들을 배경으로 눈부신 물비늘을 따라 달리다 보면 나도 자전거도 강 풍경의 하나가 된다.강변 둑에 수줍게 핀 꽃들은 봄 타는 손님을 색색으로 환영한다.

지난 2015년 개통된 화천 ‘산소(O2) 100리 길’은 안식과 사색의 자전거 코스다.원시림을 관통하는 숲속길,물 위를 지나는 물길,연꽃길,수변 등을 따라 이어진다.길이가 40㎞에 달해 자전거로 즐기기에 좋다.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느리게 걸으면 봄길의 색다른 운치를 즐길 수 있다.산소길은 물위에 부교를 촘촘히 연결해 만든 길이 1.2㎞의 다리다.소설가 김훈 씨가 ‘숲으로 다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맑은 날 다리에 오르면 바로 옆 산이 수면에 비치는 수채화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수면은 잔잔하지만 바람이 불면 초록 물감이 번진 듯 아름답다.해질 때면 서쪽 하늘부터 서서히 붉게 물드는 광경과 충경이 물에 반사돼 연출하는 장관도 즐길수 있다.호수와 주변 산자락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는 청량감을 선물한다.

자전거 라이딩은 화천생활체육공원에서 시작된다.산소길을 따라 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고려시대에 축조된 위라리 칠층석탑을 만난다.조금 더 페달을 밟으면,한국 현대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화천수력발전소와 꺼먹다리,화천댐을 만난다.등록문화재 110호인 꺼먹다리는 교각은 일본이,철골은 광복 후 옛 소련이,상판은 6·25 전쟁 이후 한국이 차례로 만든 독특한 이력을 품고 있다.주요 전쟁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촬영지이기도 하다.아직도 교각에는 포탄 파편과 총알 자국이 선명하다

화천북한강 산소 100리길 자전거코스 중 ‘숲으로 다리’ 구간
화천북한강 산소 100리길 자전거코스 중 ‘숲으로 다리’ 구간
화천댐 인근에는 딴산 유원지가 자리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여름에는 인공폭포가 흐르고,겨울에는 인공빙벽이 클라이머들을 불러 모은다.자녀들과 함께 방문했다면 바로 옆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을 들러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토속어류체험관에는 도심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황쏘가리,금강모치,자라,돌고기,버들치,산천어,송어 등 갖가지 어류를 만날 수 있다.

산소길의 반대편 서쪽으로는 하남면 서오지리 동구래 마을과 연꽃단지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동구래 마을은 야생화 마을로도 유명하며 매년 가을 ‘동구래 들꽃마당전’이 열리는 곳이다.

서오지리 연꽃단지에는 약 13만2300㎡ 규모의 연 밭이 조성됐다.철따라 얼굴을 내미는 수련과 연꽃이 장관이다.운이 좋다면 수달과 물닭 등 독특한 수생태계 생물들도 볼 수 있다.

자전거를 가지고 화천까지 가는 것이 불편하다면 붕어섬 입구에서 자전거를 대여하면 된다.신분증과 5000원을 지불하면 자전거를 대여해주고,반납할 때 화천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상품권을 돌려줘 부담 없이 산소길을 만끽할 수 있다. 이수영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