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최은희의 빈소가 16일 오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이며 장지는 안성천주교공원묘지이다. 2018.4.16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 배우 최은희의 빈소가 16일 오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이며 장지는 안성천주교공원묘지이다. 2018.4.16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7일 오전 원로배우 최은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2호실은 차분하게 고인을 추모하는 분위기였다.

곡절 많은 삶을 살며 한국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최은희지만, 온라인의 추모 열기와는 달리 조문객의 발길이 많지는 않았다. 과거 함께 한국영화사를 쌓아올린 이들이 이미 세상을 떴거나 움직임이 불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원로 영화인 몇 명이 자리를 지키며 고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신필름의 '마지막 세대'로 꼽히는 원로배우 한지일은 "최은희 선생님이 '항상 겸손하라'고 하셨는데…"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지일은 1971년 명동 길거리에서 고인의 남편인 고(故) 신상옥 감독에게 캐스팅돼 영화계에 발을 들였고, 고인이 교장으로 있던 안양영화예술학교에서 수업을 받았다.

한지일은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최은희 선생님에게 연기를 배웠다. 17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연극 공연을 하러 오셨을 때 만나 함흥냉면을 사주셨는데, 그 후로 찾아뵙지 못했다"며 애통해했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이종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석좌교수가 자리를 함께 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06년 신상옥 감독 별세 이후 안양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해마다 추모사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작년까지는 최은희 선생님을 직접 모시고 추모행사를 했는데 올해는 참석하지 못하셨다"며 "연말에 찾아뵀고 정초에는 직접 안부 전화를 주셨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중요한 한국영화에 거의 모두 출연했고 당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스타 중의 스타였다"며 "신상옥과 최은희 두 분의 기념관을 짓는 게 평생 소원이셨는데 그걸 보지 못하고 가셔서 한스럽다"고 했다.

김국현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이해용 한국영화인원로회 이사장, 김영효 영화감독 등이 조화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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