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디자인 회사 자체 콘텐츠
누리꾼 인기에 에세이집 출간
고된 직장생활 공감·위로 건네

▲ 불개미상회의 직장생활 공감툰에 등장하는 캐릭터.대부분의 캐릭터가 실제 직원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 불개미상회의 직장생활 공감툰에 등장하는 캐릭터.대부분의 캐릭터가 실제 직원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상사한테 ‘까이는’ 스트레스를 ‘덕질’로 푸는 불개미상회의 백 과장.과중한 업무를 받아든 그녀는 “업무가 나한테 몰리는 건 내가 귀여운 탓이겠지”라고 외치며 해탈의 춤을 추는가 하면 퇴사하는 날에는 정의를 구현하겠다며 세일러문에 빙의하기도 한다.

▲ 어차피 다닐 거면 나부터 챙깁시다-불개미상회
▲ 어차피 다닐 거면 나부터 챙깁시다-불개미상회

춘천의 디자인 회사 불개미커뮤니케이션(대표 박은수)이 제작한 직장생활 공감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분노와 짜증을 위트 있게 표현한 한 컷의 공감툰은 누리꾼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18일 에세이집 ‘어차피 다닐 거면 나부터 챙깁시다’(허밍버드)로 출간됐다.

지난 2012년 춘천에 자리 잡은 불개미커뮤니케이션은 박은수 대표를 포함해 총 5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소규모 디자인 업체다.도내 관공서와 문화예술단체의 디자인 작업을 주로 진행하던 이들은 2016년 벌어진 탄핵 정국에서 예기치 못한 공백기를 가져야만 했다.관공서와 문화계 행사가 대부분 무산되며 디자인 의뢰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생각보다 휴식기가 길어지자 이들은 그동안 미뤄왔던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회사 이름을 따서 공감툰 연재 및 상품 판매 등을 위한 ‘불개미상회’를 출범했다.

SNS에 특화된 한 컷 분량의 직장생활 공감툰을 기획한 이들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네이버 그라폴리오 등 온라인 플랫폼에 주 1~2회 연재를 진행하며 고정 독자층을 형성하기 시작했다.경영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소하는 젊은 ‘무 대표’부터 막말,쪼기,야근 공지로 뒷담화의 표적이 되는 ‘방 실장’,현재를 중시하는 욜로족 ‘주 주임’ 등 직장의 다양한 인물 군상을 상징하는 불개미상회의 캐릭터는 직장생활의 울분과 피로감을 재치 있게 풀어내며 전국 직장인들의 공감을 샀다.
 

특히 불개미상회 특유의 복고적인 흑백 이미지와 곳곳에 차용된 한복,사물놀이 등의 전통적 요소,해학미를 느낄 수 있는 언어 유희는 다른 직장생활 콘텐츠와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며 인기를 더했다.이같은 인기의 힘입어 이들은 최근 자동차 임대업체 ‘쏘카’,영화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화천 산천어축제 등과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진행된 네이버 출판 서바이벌 프로젝트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이번 에세이집의 출간 기회를 잡았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은 물론 새로 출간된 도서에서도 자신들을 ‘살고 싶은 도시 1위,춘천에 자리 잡고 있는 디자인 회사’로 소개하는 불개미커뮤니케이션은 앞으로도 춘천을 거점으로 지속해서 자체 콘텐츠를 개발해나갈 계획이다.출판 작업으로 미뤄놨던 전시와 상품 개발은 물론 직장생활을 잇는 새로운 이야기의 공감툰 기획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분이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사랑해줘서 얼떨떨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며 “웃음과 위로를 건넬 수 있는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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