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서 더 이상 완벽할 수 없을 정도라는 링컨 대통령도 처음부터 그리 완벽한 인간은 아니었다.젊은 시절 링컨은 사람들 비방을 잘했고 반대파를 공격하는 편지를 신문에 내기도 많이 했다.

한번은 한 싸움꾼 정치가를 공격하는 글을 익명으로 저널에 실었는데 화가 난 정치가는 그 익명이 링컨이라는 것을 찾아내 결투를 신청했다.그 결투는 결국 무산이 되었지만 무산되기 전까지 링컨은 죽을 지도 모른다는 마음앓이로 깊은 후회와 죄책감에 시달려야했다.얼마나 반성이 컸던지 이 사건을 계기로 링컨은 개과천선했다.그 후 두 번 다시 남을 공격하거나 모욕하지 않았다고 데일카네기는 책 인간관계론에서 말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것도 사람의 그릇에 달려있다.링컨의 경우 못지않게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있었는데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은 무엇을 의미할까?땅콩회항 사건으로 재벌가 갑질의 표상이 되었던 조현아 사건이 4년 전이었는데 며칠 전 그 동생 조현민이 비슷한 맥락의 갑질하는 것을 보면서 드는 의문이다.국민들의 공분과 오욕의 수치심 따위를 하찮게 여기는 것이나 갑질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것등은 모두 한가지 이유,즉 인간을 존엄하게 여기지 않는 것에서 기인한다.자매의 도넘는 교만이 화를 자극한다.

사과에서 ‘상태의 평등화’라는 말이 있다.좋은 사과는 가해자도 피해자와 똑 같은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고 피해자가 생각할 수 있는 사과이어야함을 뜻한다.예를 들어 피해자가 여러 사람 앞에서 굴욕감을 느꼈다면 가해자도 똑같은 상황에서 벌을 받고 사과를 하면서 굴욕감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결국 사과를 하는 가해자가 스스로를 수치스럽게 여길 정도의 진심어린 반성과 죄책감으로 피해자의 공감을 자극할 수 있어야한다는 말인데 글쎄다 조현민에게 이런사과가 가능할지 그리고 그런 사과가 있다고한들 국민이 수용할지…

법정 스님은 ‘증오라는 원한의 칼로 남을 해치려고 한다면 그 칼이 자기 자신을 먼저 찌르지 않고는 맞은 편에 닿을 수 없다’고 말한다.영상속 거의 발광하듯 소리지르는 조현민의 증오와 분노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갈 화를 열심히 쏟아내고 있던 셈이었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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