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60세 이상 취업자 수
4년간 12만→17만 증가세
절반 비정규직 근로여건 열악
“공공부문 일자리 매칭 필요”

17일 오전 10시쯤 춘천의 한 주유소.근무복을 입은 직원 A(67)씨가 들어오는 차량을 맞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A씨는 60대 초반까지 제조업체를 운영하다 은퇴한 뒤 2년째 주유소에서 하루 8시간씩 일하고 있다.A씨는 “은퇴 후 3년 정도 놀아봤는데 오히려 그게 더 힘들었다”며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자식에게 의존하기보다는,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면서 건강한 노후생활을 보내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고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 일하는 노년층이 해마다 늘고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4년(2014~2017)간 도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014년 12만8000명에서 2015년 13만7000명,2016년 14만6000명,지난해 17만1000명 등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이는 도내 산업구조가 은퇴한 60대들이 상대적으로 재취업하기 쉬운 서비스업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도내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비중이 80%를 차지하고,이 업종의 전체 고용인원은 2014년 16만4000명에서 지난해 19만1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일하는 노인’이 늘고 있지만 노년층 근로자의 경우 비정규직 비중이 절반을 웃도는 등 노동 여건은 열악한 상황이다.강원도 노년층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2016년기준 46.4%에 이른다.김재훈 강원대 사회학과 교수는 “100세 시대를 맞아 일하는 노년층이 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노인인구의 인적자본과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매칭시키는 프로그램을 지역 노동시장에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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