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남북당사자 중심 대전제,철저한 준비로 성과내길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이번 회담은 지난 70여년 분단과 단절의 현장인 판문점에서 열린다.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주변국의 움직임도 빨라진다.이번 회담은 물론 2000년 김대중·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다.특별히 4·27 정상회담에 주목하는 것은 그만큼 그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지난 연말까지 만해도 남북관계는 극도로 냉각됐고 북미관계 또한 군사옵션을 거론할 만큼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런 대치 국면에 모멘텀을 가져온 것이 바로 평창 동계올림픽이다.시기적으로 극한의 대치국면과 지구촌의 평화와 연대를 상징하는 평창올림픽이 절묘하게 맞물렸던 것이다.북한의 올림픽참여를 통해 한반도는 냉각기를 가질 수 있었고 이것이 역사의 물꼬를 돌린 계기가 됐다고 본다.분단과 냉전의 아픔을 현장에 느끼고 있는 강원도를 무대로 이뤄졌다는 점 또한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이런 점에서 민족의 오랜 염원과 역사의 필연이 교직돼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이번 판문점 정상회담일 것이다.

그러나 큰 위기를 넘긴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하나의 가능성 앞에 서 있을 뿐이라는 점을 냉철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남북고위급의 상호방문과 예술단의 교환 공연으로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을 넓혀 온 것은 다행이다.이번 회담이 결정된 이후 주변국의 움직임도 기민하게 돌아가고 있다.이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달 25~28일 중국 방문이 있었고,지난 17~18일 아베 일본 수상이 미국을 방문,정세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예정된 북미회담을 위한 물밑접촉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미국의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극비리에 평양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진다.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변화의 키를 잡은 것이 판문점 정상회담이다.이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이번 회담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불과 몇 개월 전 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다.이런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본과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북한의 비핵화가 선결되고 문제 해결의 중심에 남북이 당사자로서 입지가 분명해야 한다.투명하고 당당하게 회담에 임하고 국민의 지지와 응원을 받는 과정과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이런 기본이 흔들리면 모처럼 기회가 물거품이 된다.남은 일주일의 준비에 회담 성패와 한반도의 운명이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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