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년간 진로교육 기반 구축, 이젠 전학년 혁신 완성”
고교 평준화·무상급식 실현
돈 안드는 교육 다짐 미완성
실용적 자기주도적 학습 중요
제대로된 대입제도 개편안 추진
현 교육 비판, 타당성 점검해야

강원교육의 수장을 뽑는 교육감 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이번 선거는 진보,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 여부,여성후보 등장으로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다.강원도민일보는 유권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자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첫 순서로 지난 17일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민병희 교육감을 만났다.민 교육감은 “자신의 진로를 찾고 학생의 가치를 높이는 교육을 추진,3분의 2정도 실현했다”고 자평하면서 “제2 고교평준화에 준하는 고교 개혁으로 전학년 혁신 정책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3선 도전을 앞둔 소회는.

“교육감은 권력이나 부를 쌓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교육감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듯이 선생님의 자리다.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소중한 하루하루를 살고 이것이 삶으로 이어져서 어른이 됐을 때도 행복하고 더불어 사는 삶과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그리고 학교에서 이것을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데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하지만 지난 8년간 이어져 온 이 흐름을 완성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생각에서 출마를 결심했다.”

-지난 8년간의 강원교육을 평가한다면.

“진로교육의 완성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고 본다.초등학교의 행복성장 평가제,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배움성장 평가제로 수업·평가의 질이 획기적으로 변했다.최근 17개 시·군교육지원청 주관으로 각 학교 교감들과 100분 토론을 진행했는데 이 제도의 당위성은 모두 공감한 상태다.하지만 학교 안에서 제대로 정착하려면 최소한 몇 년은 더 해야된다고 생각한다.중학교 때까지의 변화를 고등학교까지 확대해 이를 완성시키겠다.또 다른 성과는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도록 교원업무 정상화에 이어 학교업무 정상화를 추진했다는 점이다.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타 시·도에서 많이 따라서 시도하고 있다.”

-개선점도 있을텐데.

“돈 안드는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부분은 완성하지 못했다.지난 2010년 주민직선 초대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면서 선거 사무실에 플래카드 두개를 내걸었다.하나는 고교평준화였고 또 다른 하나는 돈 안드는 교육이었다.전학년 무상급식은 실현했지만 유치원비,교복비,통학비 문제를 포함해 강원도내에서 돈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는,단지 돈이 없어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미진한 부분이 있다.”

-3선 도전에 대한 공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출마 선언을 앞두고 여러 분야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해 의견을 물었다.3선 도전에 대한 피로감 보다는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는 분위기였다.반대한다는 말을 들을 각오로 전화한 사람에게도 격려를 받았다.당사자가 직접 연락을 하니 속마음을 얘기하지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호의적이었다.”

-고교혁신을 출마 명분으로 내세웠다.

“제2의 고교평준화에 준하는 고교 혁신을 추진하려고 한다.자신의 진로를 설정해 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부분을 다른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고 아이들이 진로진학에 대해서 충분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이런 흐름이 대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대입 제도 역시 개선해야 한다.초·중등 교육이 대입에 종속돼 대입이 변하지 않으면 의미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초등학교에서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행복성장 평가제,배움성장 평가제까지 실시하면서 학생들의 발표력도 뛰어나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학교 현장에서 느낀다.이런 학생들이 대입 진학 성적도 좋다.어느 하나만 추진할 게 아니라 초·중등 교육의 변화와 대입의 변화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

-‘공부 시켜야 한다,학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줄지 않는데.

“무엇이 공부인지 생각해야 한다.어린이들은 노는 것도 공부다.‘공부는 안하고 놀기만 해?’ 할 게 아니다.놀면서 협력하는 방법을 배운다.지금 강원도민들 중에서 학교 다니면서 공부했던 것 중에 실생활에 적용하는 게 몇 개나 있나.평생 삶에서 쓸 수 있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이 중요하다.비판해야 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은 ‘학력’이 아니라 ‘학업성취도평가’다.우리가 최하위였던 것 인정한다.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방법을 몰라서 못한 것이 아니라 그게 옳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모든 시·도 교육감들이 잘못된 평가라고 지적해 결국 이 평가는 표본조사로 전환되지 않았나.”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과 궤가 같다는 점을 강조해왔다.하지만 최근 대입에 대한 교육부 행보를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지나면서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난 부분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강원도교육청이 지향하는 방향과 일치한다.이제는 좀 더 교육의 본질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대입제도 개편을 두고 교육부가 우왕좌왕하고 있다.기득권 세력의 견제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데 3선에 성공한다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협의회장이 돼 대입제도 개편안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겠다.강원교육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의 질적인 변화를 담당하고 있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역대 최대 예비후보가 출마했다.그만큼 민병희 교육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반증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단순히 많이 출마했다고 해서 현 교육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후보들이 무슨 얘기를 하느냐,그것이 합당한 비판이냐를 점검해야 한다.”

정리/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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