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판문점에서 피어나는 ‘한반도의 봄’
27일 남북정상회담 앞 보수 분주
북한 병사, 취재진 움직임 주시
통일각선 경호·보도 실무 회담

▲ 삼엄한 경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이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18일 현재 보수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경계병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판문점/남궁창성
▲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18일 유엔(UN)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에서 우리측 헌병들이 부동자세로 경계를 서고 있다. 회의장 가운데 자리한 테이블 중간을 가로 지르는 마이크선은 남북을 나누는 군사분계선의 연장이다. 판문점/남궁창성
봄이 와 있었다.2018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18일 낮 기자가 찾은 판문점은 북상하고 있는 한반도의 봄을 두팔 벌려 맞이하고 있었다.

서울 광화문에서 취재진을 실은 버스가 강변북로와 통일로를 경유해 1시간을 조금 지나 1번 국도와 임진강이 만나는 통일대교 초입에서 멈춰섰다.‘헌병’이라고 쓰인 완장을 두룬 병사들이 버스에 올랐다.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신분증을 확인하겠습니다.”

철책이 가로막은 1번 국도를 따라 이동하는 취재진 왼쪽으로 손에 잡힐듯 북한의 기정마을과 그뒤로 우뚝 솟은 게양대 꼭대기에 붉은색이 선명한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었다.오른쪽으로는 역대 미국 대통령과 우리 대통령이 찾았던 남측 군사분계선 최북단에 자리한 미군의 올레OP가 눈에 들어왔다.

판문점은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주했다.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남측지역의 ‘평화의 집’은 1층 현관을 청색 가림막을 치고 보수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지주둔 군부대의 공보장교는 “내외부 리모델링 공사가 막바지에 와있다”면서 “최근 북측에서도 내려와 공사상황을 점검하고 돌아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하지만 화사한 봄과 달리 판문점 안팎은 긴장이 끊어질듯 팽팽했다.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시간여 동안 남북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의전·경호·보도 분야 실무회담을 갖고 이견을 좁히고 있었다.

반면 취재진의 카메라는 오로지 정상회담장과 북측 ‘판문각’ 방향으로만 허용됐다.우리측 통일부가 관리하는 ‘자유의 집’을 관통해 북으로 한발 다가서자 눈 앞으로 낯익은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장과 판문각이 나타났다.회색빛 판문각 앞에 부동자세의 키 작은 북한군 병사가 눈에 들어왔다. 북쪽 정면 좌우에도 경계병들이 자유분방한 남측 취재진의 손짓 하나 발짓 하나를 지켜봤다.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장에 들어서 중간쯤 이동했을때 동행했던 공보장교의 설명이 이어졌다. “양쪽 창밖으로 보이는 높이 10㎝ 폭 50㎝ 크기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군사분계선입니다.” 1953년7월27일 휴전후 남·북을 65년동안 갈라놓은 ‘금단’의 콘크리트 경계석.한반도에 찾아오는 싱그러운 봄앞에 빛을 잃고 구시대의 유물처럼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긴장과 기대 속에 처음 만났던 판문점을 뒤로하고 버스에 오르는 기자의 눈에 남에서 북으로,북에서 남으로 오가는 철새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판문점/남궁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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