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 남북정상회담 정세 급변, 정치권은 6월 개헌 무산

올 들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과거의 틀에 갇혀 있다.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소용돌이 치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연말까지 만해도 곧 무력 충돌이라도 벌어질 듯 살음 판 같은 분위기였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북한의 올림픽 참여 결정 이후 거대한 변화의 기류가 확산돼 왔다.그러나 이틀 뒤인 27일 민족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은 또 한 번 한반도 정세의 거대 전환점이 될 게 분명하다.

정상회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각각 평양을 방문 정상회담을 한 전례가 있다.그러나 이번 회담은 남북당사자간의 회담인 동시에 전후로 북중·북미회담이 연쇄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지난 10여 년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남북관계의 변화인 동시에 한반도 주변국 전체의 관계 재편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 당시와는 크게 다르다.한반도와 동북아정세의 한 가운데는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도발이 핵심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이 문제가 정면으로 전면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 역사적 판문점회담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고 오늘은 최종 리허설이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한 치의 빈틈도 없이 만전지책을 세움으로써 모처럼 조성된 한반도 평화의 기운을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모레 판문점 정상회담은 올 들어 조성된 새로운 기류가 결실을 맺을 것인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번째 가늠자다.대범하게 결단하고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되 돌발변수로 인한 낭패가 없도록 경각심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국민들도 결과에 대한 성급한 기대보다는 차분한 마음과 의연한 태도가 필요하다.

거대 변화 앞에서 우려스러운 것은 역시 정치권이다.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격변기에서도 정치권은 변화를 주도하고 새 전망을 내놓지 못한다.오히려 변화를 거부하고 기득권에 안주하는 모습이다.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파적 이해관계에 연연,정쟁을 일삼아 빈축을 사고 있다.지난해 5월대선 때 여야 대선주자가 모두 합의한 6월 개헌은 정치권의 무책임과 방기 속에 사실상 무산됐다.시대의 요구와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린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역사의 대전환기에 정치권은 정파를 떠나 민족적 대의에 입각,자신들의 역할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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