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바라보는 최북단 양구 해안초 학생들
‘웅웅웅’ 24시간 대남방송 중단
군훈련 연기 남북정상회담 실감
학생, 회담 내용·향후 관계 관심
“회담 계기로 통일 이뤄졌으면”

▲ 양구 해안면에 있는 해안초등학교 학생들이 평화를 기원하며 종이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방병호
▲ 양구 해안면에 있는 해안초등학교 학생들이 평화를 기원하며 종이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방병호
“남한이랑 북한이랑 만난다니 정말 신기해요.북한에 놀러가고 싶어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접경지역 양구의 최북단 소규모 학교인 해안초교를 찾았다.얼어붙었던 남북관계 덕분일까.강원도내 학교 중 최전방과 가장 가까운 이곳에서도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졌다.이번주 들어 24시간 ‘웅웅웅’ 소리를 내던 대남방송도 중단돼 작은 시골학교는 ‘평화’ 그 자체였다.전인욱 교무부장은 “대남방송이 중단됐고 인근 군부대에서 당초 이번주 실시하려던 포 사격 훈련을 연기한다는 공문을 보내온 것을 보니 남북정상회담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1958년 1월13일 해안국민학교 수복 개교라는 연혁이 말해주듯 양구 해안초교는 정전 65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학생들과 주민들은 북한의 연이은 핵도발,전쟁 위협 속에서 차분히 일상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늘 안고 살았다.그렇다보니 전교생 33명인 작은학교에서도 화제는 단연 남북정상회담이다.시사문제에 관심이 많은 5~6학년은 올림픽,패럴림픽 참관에 이어 남북정상회담까지 이어진 과정들을 주제로 토론을 하는 등 바로 코 앞에 두고도 가보지 못했던 북한과 곧 대화를 한다는 생각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때마침 강원도교육청에서도 이날 일선 학교에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를 통일 계기교육으로 활용해 달라’고 안내한 상태다.하강수 6학년 담임교사는 “양측 정상이 만나 무슨 얘기를 하는지,그동안 남북한의 관계는 어땠는지 학생들이 궁금해하고 있다”며 “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날이 맑으면 불과 500m 떨어진 을지전망대에 올라 철책선 넘어 북한을 봐 온 해안초교 학생들은 북한에 놀러갈 수 있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신가영(12·여) 학생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통일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북한 말을 쓰는 친구를 사귀고 북한으로 여행가고 싶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특별취재반/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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