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김영철·리선권, 南정의용·서훈·조명균 등 공식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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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남북정상회담에는 올해 들어 '한반도의 봄'을 이끈 남북의 인사들이 총출동한다.

26일 공개된 북측 공식 수행원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해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위원장 등 올 초부터 한반도 화해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던 인물이 대거 포함됐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당시 방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며 남북관계 개선의 전면에 나섰다.

당시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문 대통령을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며 편한 시간에 북한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이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나가자"고 화답하면서 남북정상회담 추진이 급물살을 탔다.

북한의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당시 김여정 제1부부장과 함께 방남해 평창올림픽을 통한 평화 무드 조성에 일조했다. 남북고위급회담의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최휘 당 중앙위 부위원장도 당시 고위급대표단의 일원이었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2월 말 평창올림픽 폐회식을 계기로 한 방남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한반도의 봄을 끌어낸 북측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방남 당시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수차례 대면 접촉하며 '평창 이후'를 설계했다.

이후에도 김영철 부장은 국정원-통전부 채널을 통해 서훈 원장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문 대통령의 특사단이 3월 초 방북했을 때도 김여정 제1부부장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 옆에 배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5월 말∼6월 초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의 극비 방북의 배경에 서훈-김영철 라인이 역할을 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우리측 공식 수행원에도 그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동분서주해온 핵심인물들이 모두 들어갔다.

서훈 원장과 조명균 장관은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당시 합의 도출에 깊이 관여했던 인물이다. 이들은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남북정상회담 준비에도 핵심적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방남 당시 오찬을 할 때 서훈 원장과 조명균 장관을 가리키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 북을 자주 방문했던 분들인데 제가 이 두 분을 모신 것만 봐도 남북관계를 빠르고 활발하게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훈 원장은 특히 남북 간 협의뿐만 아니라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폼페이오 내정자와의 채널을 통해 북미정상회담 추진 과정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역시 3월 초 특사단을 이끌고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 의지와 북미대화 의향을 듣고 돌아왔다. 정의용 실장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이어 후임인 존 볼턴 보좌관 등과 한반도 정세 변화 과정에서 긴밀한 한미 협의를 이끌어온 주인공이다.

이렇게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에 한반도 정세 변화를 이끈 남북의 핵심인물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정상 간 논의가 한층 순조로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정상회담 자리인 만큼 논의의 주인공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될 수밖에 없지만, 그동안 공식 수행원들 사이에 구축된 신뢰관계가 정상회담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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